유가 상승 탓… 7월 對중동 무역적자 100억 달러 첫 돌파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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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누적 적자도 517억 달러
한국 전체 무역적자의 3.4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사진)이 지난 6월 23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사진)이 지난 6월 23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우리나라가 지난달 중동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적자 규모가 100억 달러 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의 2배가 넘었다. 중동에서는 원유 등을 수입하는데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셈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對)중동 무역수지는 100억 6000만 달러(약 13조 원)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7월(-41억 2000만 달러)보다 중동 무역적자 규모가 144.2%(2.4배) 커진 셈이다.

대(對) 중동 무역에서 줄곧 적자를 보여왔지만, 월 기준으로 1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기존의 무역적자 최대치는 2013년 2월의 87억 8400만 달러였다.

이처럼 대중동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올해 7월 수출이 14억 9300만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1.7%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15억 5500만 달러로 111.8%나 늘었기 때문이다. 중동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역대 3위 수준이다.

수입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2011년 12월의 115억 7500만 달러였고, 2위는 2012년 2월의 115억 6300만 달러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수출이 각각 33억 1000만 달러, 28억 1600만 달러에 달해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달보다 작았다.

지난달 중동 무역적자는 우리나라가 기록한 전체 무역적자(-46억 7000만 달러)의 2.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45억 9000만 달러)과 미국(33억 1000만 달러), 인도(15억 2000만 달러)에 석유화학제품과 반도체·자동차 등을 수출해 얻은 무역흑자 규모보다 중동에서 원유 수입 등으로 잃은 무역적자 규모가 훨씬 컸다.

올해 1~7월 누적 중동 무역적자는 517억 3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150억 2000만 달러)의 3.4배에 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불안정성 심화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103.14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월(72.93달러)보다 41.4% 상승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액은 615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65.9% 늘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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