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 엑스포본부, 유치 열세 뒤집을 반전 카드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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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 녹록지 않아

새 조직 활력 통해 역전의 모멘텀 기대


한덕수 국무총리가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부산시가 2030엑스포추진본부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 및 정기인사를 5일 자로 전격 단행했다. 부산시 민선 8기 체제의 사실상 첫 인사와 맞물린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2급 이상 핵심 간부 라인에 큰 변화가 없는 대신 3급 국장급에서 현안 사업을 책임지고 이끌 만한 인물들이 전면 배치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새롭게 설치된 엑스포추진본부에 거는 기대가 가장 크고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엑스포추진본부 신설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은 정부적 차원의 결실이다. 이제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의 열세를 만회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가 엑스포추진본부의 어깨에 놓이게 됐다.

부산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가 가장 화급한 현안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2030엑스포추진본부는 엑스포 유치와 지원을 총괄하는 유치기획과와 유치교섭 활동을 전담하는 대외협력과, 개최도시 홍보 전반을 책임지는 유치홍보과, 엑스포 유치에 원활한 외교활동 추진을 위한 외교통상과를 두게 된다. 이들 새로운 조직과 인물들이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실질적인 구심점 역할을 다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현재 엑스포 유치전은 전략 수정이 다급할 정도로 부산에 녹록지 않은 형국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도시인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프랑스로부터 개최 지지 의사를 끌어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강대국인 프랑스의 리야드 지지는 부산에 대단히 불리한 쪽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더군다나 이런 움직임 자체를 우리 유치위원회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도 뼈아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석유 수급 문제에 발목을 잡힌 현실적 상황 때문인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엑스포 유치전에서 사우디 쪽으로 기울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미국과 중국, 일본을 공략할 형편이 나은 것도 아니다.

이런 힘겨운 상황에서 엑스포 유치 전략을 다시금 가다듬고 열세를 뒤집는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임무가 부산시 엑스포추진본부에 주어진 것이다. 세계박람회 유치는 국가적 차원의 대형 사업이지만 그 주체는 엄연히 부산일 수밖에 없다. 부산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엑스포 유치 성공이 물거품으로 끝나는 건 당연지사다. 부산시가 지역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학계, 시민 등 부산 지역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든든한 구심점이 되어야 대한민국 정부를 끝까지 추동할 수 있다. 향후 엑스포추진본부의 존재감이 빛나는 지점은 바로 여기일 것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걸림돌은 타개하고 약점은 극복해야 한다. 실로 중차대한 시간 앞에 선 부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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