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어대명'… 이재명 74% 압승, 최고위원도 '친명' 강세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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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구·경북 이어 제주·인천도 대승
2위와 50%P 이상 차이… 대세 입증
박용진·강훈식 단일화 효과도 의문시
최고위원 경선 ‘친명’ 정청래 득표 1위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첫 주말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0%대 득표로 대승을 거뒀다. 2위 박용진 후보와 53%포인트(P) 차이를 보인 압승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이 일찌감치 굳어지며 이 후보가 독주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6일 발표된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당원 투표에서 74.8%의 득표율로 1위에 오른 이 후보는 7일 제주·인천에서는 70.5%·7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용진 후보는 6일 20.3%에 이어 7일에는 22.5%·20.7%의 득표로 뒤를 이었다. 강훈식 후보는 4.9%(6일), 제주와 인천에서는 7.0%, 3.9%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 이 후보가 74.15%로 1위, 박 후보가 20.88%, 강 후보가 4.98%를 기록했다.

 1위와 2위, 2위와 3위 득표율이 예상보다 큰 차이를 보인 셈이라 마지막 변수로 꼽히던 박용진·강훈식 단일화는 큰 영향력이 없어졌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물론 일부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 국한된 결과라 이 후보가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모두 15차례 지역순회 경선 가운데 고작 1, 2차 경선만 치른 데다 해당 지역이 이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지역이었다는 점에서다. 인천의 경우 이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안방’이다. 게다가 선거인단 비중이 30%에 달하는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5%)는 경선 막판에 실시되는 터라 이번 결과로 전체 표심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첫 주말 성적표를 받아든 박·강 후보는 초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예상보다 큰 격차를 확인한 만큼 선거 슬로건과 메시지를 비롯해 전략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위기감마저 엿보인다. 일단 두 후보는 7일 오전 제주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의 혁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이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 후보는 “대선 패배의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 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며 “계양을 셀프공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 후보를 겨냥, ‘사당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 후보는 당내 분열의 우려를 지적하며 자신이 통합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강 후보는 “말로는 단결하고 위세로 통합한다고 하지만, 우리 안에 계파가 있고 그 싸움이 두렵다”며 “강훈식은 연결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같은 연설에서 “이기는 민주당을 원하느냐. 유능한 수권정당, 대안 정당 민주당을 원하느냐”며 “민주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어내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사랑받을 민주당을 만들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강 후보의 공세에 직접 대응보다는 수권 능력을 강조하며 대세론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비친다.

 해당 지역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정청래, 박찬대 등 소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틀간 최고위원 경선 누적 득표율을 보면 친명 정청래 후보가 28.40%의 득표로 1위를 기록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고민정 후보가 22.24%의 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3위는 박찬대 후보 12.93%, 4위는 장경태 후보 10.92%였다. 5위는 서영교 후보 8.97%, 6위는 윤영찬 후보 7.71%, 7위는 고영인 후보 4.67%, 8위는 송갑석 후보 4.16% 등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13일 부산·울산·경남, 14일 세중·충청·대전,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 등지를 돌며 경선을 이어간다. 28일에는 전국 대의원대회가 열려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최종 당선자가 확정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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