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에 잠 못 드는 영끌·빚투족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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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신용대출 금리 급상승
2년 전 월 이자 상환 150만 원
최근 232만 원… 55%나 ‘껑충’
가계 이자 부담 한국 경제 ‘뇌관’

1일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주택 소재 지역이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 상한 80%를 적용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앞 연합뉴스 1일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주택 소재 지역이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 상한 80%를 적용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앞 연합뉴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치솟으며 ‘이자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 연말 기준금리가 3.00%까지 뛸 경우 일부 대출자의 경우 월 상환액이 약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5일 기준 연 3.920∼5.969%,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80∼5.792% 수준이다. 신용대출(1등급·1년)에는 4.359∼6.22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에는 연 3.870∼5.769%의 금리가 적용된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의 대출자 사례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A 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2020년 8월 5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25평형(전용면적 59.99㎡)에 7억 50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다. 전세대출(SGI서울보증·대출기간 2년·일시상환식·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은 최대한도인 5억 원까지 받았고 신용대출(대출기간 1년·매년 기한연장 가능·일시상환식·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 1억 원을 보탰다.

A 씨의 최초 대출 당시 월 이자 상환액은 약 150만 원(전세대출 연 2.93% 적용 122만 원+신용대출 연 3.35% 적용 27만 9000원)이었지만 이후 코픽스와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2년 후 지난 5일에는 약 232만 6000원(전세대출 연 3.73% 적용 182만 9000원+신용대출 연 4.75% 적용 49만 7000원)으로 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55%나 많은 금액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현재 2.25%에서 연말 3.00%까지 0.75%포인트 더 오르고 대출금리도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인상될 경우 내년 2월 5일 A 씨의 금리 갱신 시점에 월 이자는 약 270만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봅인다. 2년 전 최초 월 이자(150만 원)의 두 배 가까이 치솟는 셈이다.

저금리의 신용대출을 활용해 투자에 나섰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족’도 비상이 걸렸다. 또 다른 차주 B 씨는 최근 카카오뱅크로부터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인상 안내를 받았다.

만기 1년짜리 신용대출의 금리는 매년 갱신 시점의 금융채 1년물 금리(지표금리)에 따라 재산정된다. B 씨의 경우 오는 9월 15일까지의 금리는 4.05%(금융채 1년물 1.381%+가산금리 2.669%)지만, 9월 16일부터 내년 9월 15일까지는 금융채 1년물에 3.114%를 더한 금리가 적용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경우 B 씨의 대출금리는 약 6.5%대(4.429+3.114%)로 뛰게 된다. B 씨는 “2017년 처음 신용대출을 받을 당시에는 2%대 금리를 적용 받았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4%대 초반으로 높아지더니 다시 1년 만에 2%포인트 이상 올라 상환이나 해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급격한 이자 부담 증가는 최근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코로나19 위기(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에 따른 변동성 수중늘 과거 위기와 비교한 결과 “가계부채 수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화됐다”고 경고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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