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년 후인데… ‘중영도’ 벌써 문전성시 왜?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특정 당 우위 없어 여야 15명 ‘예열’

부산 영도구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전경. 부산일보DB

22대 총선(2024년 4월 10일)까지는 아직 1년 8개 월이 남았다. 하지만 부산 중영도는 벌써부터 차기 총선을 겨냥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중영도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자천타천 출마 예정자가 15명에 육박한다.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황보승희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분주히 표밭갈이 중이다. 영도여고 학생회장 출신인 황보 의원은 14년간 영도구의원과 부산시의원을 역임하는 등 영도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다. 대동고를 나온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영도여고 출신의 이언주 전 의원도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나돈다. 조 장관은 해양 관련 공공기관이 영도에 밀집해 있다는 이유로 출마설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중영도 공천 직전까지 갔다가 막판에 남구을로 지역구가 바뀌었다.

최근에는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낸 박성근(혜광고)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중영도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 도왔던 김용원·곽규택 변호사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의 출마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영미 중영도 지역위원장이 적극적이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도 출마가 확실하고, 김철훈 전 영도구청장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영도구의원과 부산시의원을 지낸 고대영·박성윤 씨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대영 전 시의원은 “무리하지 않고 충실하게 준비해 22대 총선에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이외도 총선이 가까워지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마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중영도 지역의 총선 경쟁이 유달리 치열한 이유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40%가 넘을 정도로 야당 지지세가 강한 데다 정치 구도가 워낙 복잡해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 우위 구도가 쉽게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영도 터줏대감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은퇴한 이후 이곳의 정치 지형이 자주 바뀐다”며 “다음 총선에서도 그런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