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복지 시작 기독교사회복지관 70년 됐어요"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정자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장

6·25 전쟁 중 아동·여성 돌봄 시작
장기려 박사와 간질병 환자 치료도
70주년 맞아 다양한 자료 정리 나서

김정자 부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장. 장병진 기자 김정자 부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장. 장병진 기자

1952년은 부산 지역 사회복지관의 시작인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이 문을 연 해이다. 미국감리교 여선교부에서 파송한 타운센드 선교사가 6·25 전쟁 중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여성을 돕기 위해 부산 서구에 문을 열었다.

원래 공식 기념일은 타운센드 선교사가 부임한 1952년 7월 1일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은 물론, 지역 정치권, 유관 기관에서도 부산 사회복지관 70주년이라는 의미있는 자리에 참석하고자 하는 인원이 많았다. 김정자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장은 "조금 늦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조금 늦은 7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은 태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데 태화복지재단은 국내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설립한 곳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부산 복지계에서는 큰 행사였던 셈이다. 김 관장은 "구호 물품을 나눠주던 것이 전부였던 1950년대에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의 설립은 지역복지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70주년을 맞아 직원들과 함께 많은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관장은 "1952년부터 시작돼 다양한 자료가 많은데 혼란했던 시기였다 보니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며 "부산 복지 역사에 중요한 자료인 만큼 70주년을 맞아 전반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의 과거 자료 중에는 관심을 끌만한 것이 많다. 70년대에는 뇌전증 환자(간질)가 많았는데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이러한 나쁜 인식은 취직 시장에서는 물론 지역 공동체에서도 외면받는 원인이 됐다. 김 관장은 "뇌전증 환자들이 지역 공동체와 함께할 수 있도록 의료인들과 협업해 정기적으로 진찰하며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그 가운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기려 박사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자료는 유치원 졸업식 사진이다.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은 1953년부터 어린이 교육을 시작했다. 그래서 서구에는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 어린이집 출신이 꽤 있다. 김 관장은 "70주년에 참석한 마을 주민분들이 예전에 여기 다녔다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역과 복지관의 역할을 많이 생각했다"며 "예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은 여유가 있어야만 가는 곳이었지만 당시 복지관에서는 누구나 배움의 기회가 있어야 된다는 신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은 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2010년까지만 운영이 됐지만 지금도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에는 교실을 연상케 하는 창문 등 과거 어린이집이었던 흔적들이 남아있기도 하다.

김 관장은 사회적 약자들을 지속해서 찾아가는 것이 앞으로 지역 복지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전쟁 당시 아동과 여성, 70~80년대 뇌전증인들은 사회의 가장 약자이며 차별과 소외, 어려움의 대상이었다"며 "70년 동안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약자를 찾아내고 지원했듯이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