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금이라도 더 젊은 우리가 어르신 잘 보살펴 드릴게요”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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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수강생 ‘노노케어’ 조합 설립

예방운동관리사 수강 50~60대 15명

당뇨·고혈압 어르신 운동 처방 관리

“남 도울 수 있어 삶에 활력 넘쳐”


노노케어 사회적 협동조합 노노케어 사회적 협동조합

“조금이라도 더 젊은 ‘신중년 세대’가 노인을 보살펴 드립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신중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50+생애재설계대학을 수강한 50~60대 15명이 ‘노노케어’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강수열(61) 회장과 박태원(63)‧최은순(60) 부회장, 황진숙(50) 준비위원장, 김옥련(57)‧최화예(62) 감사 등 15명이 화제의 주인공. 이들은 조직과 정관을 만들었고, 부산외국어대학교 안팎에 사무실을 구하는 중이다. 협동조합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강 회장 등은 부산외대가 부산시 지원을 받아 실시한 생애재설계대학 예방운동관리사 과정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예방운동관리사는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노인의 건강을 미리 관리해주는 운동전문가다.

강 회장은 “앞으로 노노케어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수강생끼리 사회적 협동조합을 구성하기로 뜻을 보았다. 지금 15명이지만 앞으로 더 들어올 예정이다. 요양병원, 노인복지관, 실버타운 등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순 부회장은 “어진샘노인복지관에서 ‘노노케어’ 관리활동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매회 3시간씩 12회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은 시작 단계다. 앞으로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노노케어 사회적 협동조합은 앞으로 당뇨, 고혈압에 시달리거나 허리가 아픈 노인들을 대상으로 증세에 따라 운동처방 프로그램으로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들이 예방운동관리사 협동조합 설립에 찬성한 것은 실제로 놀라운 효과를 경험한 덕분이었다.

최화예 감사는 “집에서 손자를 돌보면서 허리가 나빠졌다. 병원에 다녔지만 효과를 얻지 못했다. 지인 추천으로 예방운동관리사 과정을 수강해 운동을 하면서 침을 맞은 덕분에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삶에 자신감이 생겼다. 다른 노인에게 이런 효과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진숙 준비위원장은 “수강을 하기 전에는 갱년기 우울증이 심했다. 약으로도 안 되는 걸 운동을 통해 극복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체육을 전공한 젊은 대학생이 취득한 건강운동관리사라는 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피트니스 업종에서만 일하고 노인을 운동으로 관리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강 회장 등이 노노케어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은 이런 현실 때문이다.

박태원 부회장은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나서 노인 운동시설을 만든다. 우리도 노인의 운동에 눈길을 돌려야 할 때다. 앞으로 부산시에 노환 예방을 위한 사업을 제안할 방침이다. 조금 더 젊은 신중년이 노인을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진숙 준비위원장은 “사회적 협동조합의 목표를 세 가지로 잡았다. 먼저 조합 회원이 운동을 계속 하고, 이를 노인들에게 나누고, 장기적으로는 수입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련 감사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긴다. 벌써 삶에 활력이 도는 기분이다. 내가 건강하고 주변 사람도 건강하면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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