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폭염특보’ 중부 ‘호우특보’… 다음 주까지 ‘한 나라 두 날씨’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울경 18일까지 ‘한증막’ 예고
수도권 16일까지 ‘제2의 장마’

7일 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송상현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7일 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송상현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중부 지방에는 하루 100㎜ 이상 강한 비가 쏟아지며 호우특보가 내려졌지만, 정작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 지방엔 폭염특보만 내려질 뿐 비 소식이 없는 짓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 강원내륙·산지 지역엔 이날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9일까지 100~200㎜가 내린다. 많은 곳은 300㎜ 이상의 기록적인 비가 예상된다. 이 밖에도 강원 동해안, 충청권, 경북 북부에는 30~80㎜, 많게는 150㎜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다.


반면 8일 부산은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올라 폭염특보가 이어졌고, 9일도 낮 최고 기온이 31도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이어진다. 9일 부산의 하늘도 8일과 마찬가지로 구름이 많을 뿐 비는 내리지 않는다. 부산뿐만 아니라 부울경 지역 전체가 비슷한 상황이다. 8일 낮의 경우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경남 남해군, 거창군을 제외한 부울경 전체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9일도 부울경의 낮 최고 기온은 30~33도를 오가 폭염특보가 예상되며, 일부 내륙 지방을 제외하곤 비 소식은 없다.

이런 지역별 기상 상황 차이는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부 지방은 오는 16일까지 지속적으로 비 소식이 있어 사실상 ‘제2 장마’에 돌입했다. 반면 부울경 지역은 다음 주 18일까지 낮 최고기온은 30~33도의 무더위가 이어지고,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가 계속된다. 이 기간 하늘은 흐릴 뿐 뚜렷한 비 소식은 없다.

남부와 중부의 극단적인 기상 차이는 남부 지방을 데운 뜨거운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중부 지방에서 만나 정체 전선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체 전선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이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고 북쪽 티베트고기압과 저기압 소용돌이가 한랭건조한 공기를 내려보내면서 형성됐다. 남부 지방이 더운 만큼, 중부 지방에 더 많은 비가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남부 지방의 마른 날씨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울경 강수량은 159.6㎜로 평년 304.7㎜의 절반 수준에 가까웠고, 관측 이래 9번째로 적은 양이다. 남부 지방은 올 6월 말 장마에도 강수량이 매우 적었고 태풍 영향도 미미해 가뭄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낙동강 하류 일대 기록적인 녹조 번식도 폭염과 적은 강수량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