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도 10m 이내까지 위치추적 가능해진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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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문희찬 교수팀 기술 개발
LTE 신호로도 신고자 위치 파악
제2의 ‘울산 여성 살인’ 예방 기대

문희찬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위치 측정기술(HELPS)’로 요구조자 위치를 추적하는 모습. 문 교수팀 제공 문희찬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위치 측정기술(HELPS)’로 요구조자 위치를 추적하는 모습. 문 교수팀 제공

최근 울산 30대 여성 살인 사건에서 확인된 알뜰폰 위치추적 문제(부산일보 8월 3일자 11면 등 보도)로 구호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4세대 이동통신 규격(LTE) 신호만으로 알뜰폰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을 국내 이동통신 3사 통신망에 접목하면, 긴급 위치추적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9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통신시스템연구실 문희찬 교수팀은 LTE 신호만으로도 긴급 구조 요청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일명 ‘이동통신 신호 기반 정밀위치 측정기술(HELP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경찰청 예산을 지원받아 2019년부터 한양대 문 교수팀 주도로 KT 등 협력업체들과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것이다.

문 교수팀에 따르면, 긴급 신고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지국 셀(cell)과 와이파이, 위성 GPS 신호로 위치를 찾는다. 하지만 기지국 방식은 위치값 오차가 최대 2km나 되고, GPS 신호는 건물 안에서 잡히지 않는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특히 알뜰폰이나 스마트폰이 아닌 구형 피처폰, 외국산 휴대전화기 일부는 와이파이 또는 GPS 기능을 지원하지 않거나, 기능이 있더라도 긴급 구조 시 활용하기 어렵다.

문희찬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긴급 위치추적 단말기. 문 교수팀 제공 문희찬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긴급 위치추적 단말기. 문 교수팀 제공

울산 30대 여성 살인사건에서도 신고자가 야간에 위치 파악이 어려운 알뜰폰으로 112에 신고, 차선책으로 기지국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수색했으나 결국 참변을 막지 못했다.

문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와이파이와 GPS 신호에 의존하지 않고 LTE 신호만으로 건물, 층수, 호수와 상관없이 수평 10m, 수직 1.5m 이내 오차로 신고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알뜰폰은 물론 스토킹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스마트워치나 재난 시 소방 구조 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방식은 간단하다. 신고자가 112나 119에 긴급 구조를 요청하면, 통신3사 기지국에서 HELPS 기술을 활용해 요 구조자의 휴대폰이 특정 신호를 쏘도록 명령을 내린다.

신호는 곧바로 요구조자 위치를 상황실과 경찰과 소방관이 소지한 신호수집단말기에 띄운다. 경찰 등은 이동하면서 단말기 화면을 보며 요구조자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요구조자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위치 표시가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금속탐지기 원리와 비슷하다. 다만 휴대전화가 꺼지면 추적이 불가능하다.

문 교수 측은 “이 기술은 기지국을 이용한 위치 파악의 부정확성 등을 해결하고 와이파이나 GPS 없이도 범죄 피해자, 신변보호 요청자, 재난 실종자를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다”며 “울산 사건에서 나타난 알뜰폰 위치 추적의 허점을 보완하고, 요구조자의 실제 위치와 다를 수 있는 주소지 등 가입자 정보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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