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비대위 닻은 올렸지만… 정통성 시비 등 ‘불씨’ 남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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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전대 준비 과제 산적
당내 세력들 시각도 엇갈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9일 국회에서 전국위원회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인준을 선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9일 국회에서 전국위원회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인준을 선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진통 끝에 9일 닻을 올린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에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리더십 부재에 빠진 당을 추스려 연일 추락하는 여권 지지율을 반등할 계기를 마련하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등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비대위의 정통성에 대한 시비는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비대위 역할에 대한 당내 세력들의 시각도 엇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법적 공방의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준석 대표가 예고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의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로서는 이를 잘 방어하면서 내부의 반대 목소리도 다독여야 한다.

비대위 활동 기간에 대한 당내 이견도 조속히 매듭을 지어야 한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전대 개최 시기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이미 당권 주자들 간에도 조기 전대를 염두에 둔 ‘2개월’과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최소 5개월 이상’으로 의견이 나뉘어 있는 상태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위한 몸풀기에 돌입한 김기현 의원은 ‘9월 말~10월 초’ 조기 전대를 위해 비대위 활동 기간을 최소한으로 좁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전대가 내년에 개최돼야 출마가 가능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은 비대위 활동 기간을 5개월 이상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후자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자칫 당내 권력 투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비대위의 섬세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차기 당권 주자에는 원외의 나경원 전 의원과 현재 내각에 몸담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비대위가 새 지도부를 뽑는 시기와 룰을 사실상 결정하는 등 차기 지도체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당내에선 비대위원 구성을 놓고 전당대회 주자·계파별 눈치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그룹 간 당내 갈등으로 탄생한 비대위인 만큼 비대위원 구성을 놓고도 친윤계와 비윤계 사이의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을 위해 곧바로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인 오는 17일 이전에 총 9명 안팎의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켜 집권여당의 안정부터 꾀한다는 취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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