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우 명가들, 온라인 플랫폼 활용 ‘전국 매출 대박’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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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헌, 갈비탕·꼬리곰탕 인기
온라인 누적 판매 500만 팩 돌파
주요 쇼핑 사이트서 압도적 1위
목장원, 곰탕·갈비탕도 입소문
맛 유지 위해 ‘소량 생산’ 고집
자사 쇼핑몰 하루 500~800팩 팔려

부산의 한우 명가들이 온라인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사미헌의 갈비탕. 각 사 제공 부산의 한우 명가들이 온라인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사미헌의 갈비탕. 각 사 제공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가라.”

이 말이 적어도 부산 요식업계에서는 ‘옛말’이 됐다. 부산의 한우 명가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 핸디캡’ 없이 잇달아 전국 각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까닭이다.


서면에 위치한 한우명가 ‘사미헌’은 6월 온라인 주력 메뉴인 갈비탕과 꼬리곰탕이 누적 500만 팩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물량까지 더하면 800만 팩 이상의 매출고를 올렸다.

‘사미헌’ 홍성복 대표는 갈비탕과 꼬리곰탕을 맛본 뒤 타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선물로 보내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은 것을 보고 온라인 주력 상품으로 팔 결심했다. 그러다 2017년 사상에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공략에 나섰다.

‘마켓컬리’ 입점 3개월 만에 국·탕 부문 선두에 올라선 ‘사미헌’ 갈비탕은 ‘롯데ON’과 ‘GS’,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에 공장 증설만 벌써 4차례 했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매년 6~7월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증축했다”며 웃었다 하루 2000팩을 목표로 지은 공장은 어느덧 하루 2만 5000팩을 양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물론, 출시 초기에만 해도 홍 대표 역시 서울과 수도권 현지 식당과 겨룰 수 있을지 확신은 서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과 품질 관리, 두 가지 무기로 경쟁에서 승리했다. 그는 “온라인 세상이 열리면서 부산에 있는 업체나 강남에 있는 업체나 동등한 무대에서 겨룰 수 있게 됐다”며 “서울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매장을 세울 필요 없이 서면 본점에서 트레이닝한 직원이 사상 공장에서 책임자로 일하면서 확실하게 제품을 관리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홍 대표는 온라인 고객은 ‘왕이 아니라 귀신’이라고 했다. 제품 리뷰만 모니터링해도 공정 체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 온라인 고객은 귀신같이 이를 지적한다”며 “양식은 몰라도 한식은 평생을 먹고 살아온 게 한국 고객이어서, 이기려고 하지 않는 자세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우 명가들이 온라인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목장원의 한우곰탕. 각 사 제공 부산의 한우 명가들이 온라인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목장원의 한우곰탕. 각 사 제공

영도의 터줏대감 ‘목장원’의 곰탕과 갈비탕도 알 만한 미식가는 다 아는 ‘국·탕계의 베스트셀러’다. 원육을 푸짐하게 쓰고 24시간 끓이는 등 정성이 대단하다고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2개로 유지하던 솥을 6개까지 늘린 것도 장거리 배송 등 주문량이 지속해서 늘었기 때문이다.

‘목장원’은 특이하게도 온라인 판매는 하지만 쇼핑몰 입점은 하지 않는다. ‘목장원’의 주력인 갈비탕과 곰탕은 자사 쇼핑몰에서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판로 확대를 고려해 볼 법도 하지만 ‘목장원’ 신재우 대표는 자사 쇼핑몰을 고집하며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 일정량 이상 생산하게 되면 일관성 있는 맛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는 이유다. 신 대표는 “곰탕과 갈비탕을 찾는 분들이 늘면서 솥을 3배로 늘렸지만, 설비를 늘리고 나니 원래 소량 생산하던 시절의 맛을 다시 잡아 내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며 “한 번 맛을 잃으면 다시 원상복구하기가 힘들어 지금도 일정량 이상은 내놓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량 생산 방침에도 ‘목장원’의 곰탕과 갈비탕은 자사 쇼핑몰에서만 하루 평균 500~800팩이 팔린다. 이 중 3분의 1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팔려나간다.

예전 같으면 수도권 공략을 위해 현지 업장을 구하고, 새 인력도 투입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컸다. 사실상 업체의 명운을 걸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편히 부산에 앉아서 한우 명가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신 대표는 “서울이나 수도권 현지에 직접 업장을 차리게 되면 비싼 땅값에 직원 인건비며 유지비가 부담이 큰데 온라인은 그런 게 없다. 장거리 배송이 다소 신경 쓰이는 부분이긴 해도 직접 공략하던 시절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며 웃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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