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석 달 만에 코너 몰린 ‘PK 윤 사단’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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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신인호 잇따라 사퇴
윤핵관 2인 ‘2선 후퇴’ 압박
김대기·이진복 교체설 ‘솔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10일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정확하게 3개월 됐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PK) ‘윤석열 사람들’의 집권 초기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상당수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코너에 몰려 있고, 현역 의원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들이 현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부산 출신의 박순애(데레사여고) 교육부 장관과 신인호(중앙고)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이번 주 들어 잇따라 사퇴했다. 현 정부 들어 임기 한 달여 만에 물러난 고위직 인사는 두 사람밖에 없다. 박 장관과 신 차장은 차기 부산 총선 차출설이 나돌 정도로 비중 있는 인사였다.

박 장관을 대통령직인수위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의 모 초선 의원도 함께 도마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박 장관을 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윤한홍 의원은 ‘2선 후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7일 “논란 많은 비상대책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윤핵관들이 물러나고 뒤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의원도 지난달 최고위원 사퇴 후 “정권교체를 해 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의 김대기(진주) 비서실장과 이진복(부산) 정무수석은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두 사람이 물러날 경우 PK 출신 일부 비서관과 행정관이 연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지만 본인이 완강히 고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현 정부의 고위직에 내정된 상태지만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장관정책보좌관’(2급 상당)에 임명됐지만 몇몇은 무한정 기다리고 있다. 일부 원외 인사는 공기업 임원 진출을 노리지만 쉽게 자리가 나지 않고 있다.

PK 현역 의원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PK 의원은 ‘당(국민의힘) 정(정부) 대(대통령실)’ 권력의 3축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거론된 중진도 없고,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서울 정가에선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본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서로 도와주고 협력하는 공동체 의식보다 ‘나 혼자 잘 살면 된다’는 각자도생 의식이 강하다 보니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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