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구 31% ‘신중년’ 인생 2막 준비 새 기회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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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17년부터 50+생애재설계대학 진행
지역 8개 대학과 손잡고 각종 과정 개설
취미 넘어 창업‧취업 등 활발한 진로 모색

부산의 여러 기관, 시설에서는 신중년(50~64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부산시가 예산을 지원해 8개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50+생애재설계대학도 그 중 하나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신중년이 취향과 필요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진행한다.


부산외대 예방운동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이 운동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외대 제공 부산외대 예방운동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이 운동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외대 제공

■50+생애재설계대학

부산의 신중년 인구는 10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1.4%에 이른다. 전국 평균 28.1%보다 2.7% 높은 수치다. 신중년 세대의 희망 은퇴연령은 71세이지만 실제 평균 퇴직연령은 평균 49.1세다. 대부분 준비 없이 퇴직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원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시의 50+생애재설계대학은 부산의 신중년 현실을 고려한 ‘장년층 생애재설계 지원 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부산시 노인복지과 정태기 과장은 “50+생애재설계대학은 퇴직 등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신중년 세대가 재취업, 창업, 사회공헌 활동 등의 활기찬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50+생애재설계대학은 2017년 2개 대학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2019~21년에는 참가학교가 부산대, 동아대, 동의대, 신라대 4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성과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아 올해는 8개 대학으로 확대돼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부산외대, 부산대, 동아대, 동의대, 신라대, 부산가톨릭대, 부산경상대, 대동대 등 8개 대학에서 참여한다. 사업 대상은 신중년(50~64세) 부산 시민이다.


신라대 도시농업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수강생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신라대 제공 신라대 도시농업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수강생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신라대 제공

부산대 노인복지과 이정숙 50+지원단장은 “지난해의 경우 대학당 평균 44명, 총 352명이 50+생애재설계대학에 참여했다. 올해는 대학별 50명씩 총 400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갈수록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50+생애재설계대학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부산외대에서 실시하는 예방운동전문가 양성과정의 경우 학기당 40명 이상이 수료했다. 최근에는 수강생 15명이 노노케어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동아대 근대문화자산 해설사 양성과정도 수료율 96%, 강의만족도 90%를 기록했다. 수강생들은 해설사동아리를 만들어 정기모임을 갖는가 하면 사회적경제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중이다. 동의대 드론전문가 과정도 40명이 수료했다. 수강생들은 드론봉사대를 만들어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다.


동의대 드론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이 드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동의대 제공 동의대 드론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이 드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동의대 제공

■올해 8개 대학 참여

부산시는 올해 총예산 2억 원, 대학교당 2500만 원을 지원해 8개 대학교에서 50+생애재설계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외대는 예방운동전문가 과정, 부산대는 온라인쇼핑몰 제작 과정, 동아대는 문화해설사 과정, 동의대는 드론전문가 과정, 신라대는 도시농업 코디네이터 과정, 부산가톨릭대는 웰니스케어전문가 과정, 부산경상대는 디지털디자인 전문가 과정, 대동대는 보건인력 양성 과정이다.

모든 대학교가 연초에 신입생을 모집해 1학기와 2학기로 나눠서 강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2학기에 추가로 입학할 수는 없다. 수강을 원하는 신중년은 내년에 실시하는 50+생애재설계대학 모집 공고를 기다려야 한다. 각 대학 프로그램은 해마다 바뀌는 게 아니라 같은 프로그램을 반복하기 때문에 올해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잘 봐두는 게 좋다.


대동대에서 보건인력 양성 과정 실습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동대 제공 대동대에서 보건인력 양성 과정 실습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동대 제공

부산외대 예방운동관리사 과정은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전문적인 예방운동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수강생의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것은 물론 고령의 노인을 보살피는 이른바 ‘노노케어’를 실현할 수 있다. 부산외대 박일봉 교수는 “50~64세의 신중년에게 65세 이상의 노인은 형님이나 부모 같은 세대다. 양측은 젊은 세대보다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 앞으로 노노케어를 통한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운동전문가 과정을 수강한 뒤 실버케어 관리센터, 실버운동 전문센터를 창업하는 것은 물론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에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온라인쇼핑몰 제작 과정은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어 ‘인생 2모작’을 실현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이다. 1학기에는 중년 이후의 경제 활동 등 이론 위주 강의와 함께 온라인쇼핑몰 제작과 관리 이론, 실기가 진행됐다. 2학기에는 온라인쇼핑몰 상품 구상, 회사 로고 제작, 디자인 편집, 전자결제, 네이버 입정 방법 SNS를 활용한 광고 등 더 구체적인 강의가 이어진다.


부산대 강의실에서 온라인쇼핑몰 양성 과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 강의실에서 온라인쇼핑몰 양성 과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동의대 드론전문 과정은 취미 활동을 넘어 사회 공헌은 물론 신중년의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동의대 드론봉사대와 드론5060협동조합, 부산시 사회공헌활동 팀, 재난대응 팀, 드론교육 팀, 드론방제활동 팀, 드론정비 팀, 드론미디어 팀 등 드론을 활용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부산시 노인복지과 진영석 주무관은 “생애재설계대학 1년 수강료는 10만 원이다. 신중년을 맞은 부산 시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내년에도 많은 신중년 세대가 참가해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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