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에만 급급한 국힘 PK 중진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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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현안·공동 대처는 ‘뒷전’

조경태 의원 . 부산일보DB 조경태 의원 . 부산일보DB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중진들의 ‘각자도생’이 심각한 실정이다. 지역현안을 같이 해결하거나 당권경쟁에 공동 대처하기 보다 동료 의원을 흠집내기나 개인 욕심 채우기에 급급하다.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긴 하지만 PK 중진 전체가 ‘공멸에 이르는 길’이란 지적이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10일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내홍에 가장 책임이 큰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부에서는 김제동이라는 표현을 쓰더라”라고 답했다. 여기서 ‘김제동’은 김건희 여사와 장제원, 권성동 의원을 줄인 말이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분들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지역 정치인들이 장 의원을 공격하는 경우는 있지만 PK 의원이 직접 책임론을 언급한 것은 극히 드물다. 조 의원은 지난 8일 부산 출신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을 지명해 “읍참마속 하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소 이준석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서병수 의원은 ‘이준석 퇴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비상대책위 출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불가피한 조치이긴 했지만, 연말 야당 몫 국회부의장 도전에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3선의 하태경·조해진 의원은 “이준석 몰아내기는 당헌당규와 법리적으로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33명의 국민의힘 PK 의원 중 공개적으로 ‘이준석 지지’ 입장을 천명한 것은 두사람 뿐이다. 하지만 하·조 의원은 ‘소신있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부울경 중진들이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PK 위상 제고’ 노력은 등한시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역에선 최소 1명 이상의 중진들이 당권도전을 선언하거나 권역별로 ‘팀워크’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PK에선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 유력한 차기 주자인 김태호 의원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에 도전하겠다”고 당대표 출마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고, 유일한 출마자인 김기현 의원은 PK 현역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중진들은 “무리수 두지 않고 조용히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같은 태도는 PK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 ‘현역 물갈이’ 여론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산업은행 이전 등 굵직한 지역현안에 대해서만이라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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