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 후퇴’ 압박에 ‘세 결집’으로 맞받은 ‘친윤 그룹’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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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α 참여… 장제원은 불참
이달 하순 모임 출범 본격 활동
향후 당권 향배에 영향 미칠 듯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이 집권 100일도 안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모임이 이달 하순 출범한다. 당 내홍과 여권 지지율 추락의 책임을 물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2선 후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오히려 대규모 세 결집에 나선 것이다. 참여 의원들은 해당 모임이 당권 경쟁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친윤계 중심으로의 당 권력 재편을 위한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핵관’ 중 한 사람이자 모임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상궤도로 올라간 뒤 이달 하순 즈음에 공부모임을 가능하면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초 올 6월 출범하려던 모임은 ‘계파 조장’이라는 비판 속에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재부상한 것이다.

재정비 중인 모임은 민들레 대신 제3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활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재선의 정점식·김정재, 초선인 박수영·배현진·유상범·정희용 의원 등 친윤계 초·재선을 주축으로 의원 57명이 가입서를 냈고, 추가로 가입 의사를 전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예정대로 출범하면 당내 친윤계 최대 그룹이 형성되는 셈이다. 다만 장 의원은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 의원들은 해당 모임이 당권 경쟁과 무관한 정책 공부 모임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호영 비대위 출범과 함께 차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친윤계 최대 모임이 출범한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당권 향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김기현, 안철수 의원 등 유력 당권주자들은 각자의 공부 모임을 띄운 바 있다.

이와 관련,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대위가 전대 준비를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는 시각에 대해 “그러면 비대위를 할 거 뭐 있나. (전당대회 준비)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고 답했다. 당 혁신 등을 위해 비대위가 충분한 활동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 본인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비롯해 총 9명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원내외 인사)6명 정도를 모시려 하는데, 외부에서는 두세 분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핵관과 친윤계를 배제할 건지 묻는 질문에는 “그런 시비에서 자유로운 구성을 하겠다”고만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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