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개최할까? 말까?”… 고민 깊어진 지자체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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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중단돼 대부분 재개 전망
감염 상황 심해지면 중단될 듯

지난 3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바다축제 살사댄스 페스티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지난 3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바다축제 살사댄스 페스티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최근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에 일부 지자체가 지역 축제 개최를 취소하면서 부산에서도 축제 진행 여부를 두고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몇 년간 행사를 중단해온 만큼 조심스레 행사를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부산 강서구청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강서구 명지시장 일대에서 ‘제20회 강서구 명지시장전어축제’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명지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명지시장전어축제 추진위원회는 사흘간 전어 할인행사를 포함해 청소년 춤 경연대회, 가요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1년 처음 개최돼 서부산 대표 먹거리 축제로 성장한 전어축제는 약 3만 5000명이 행사장을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축제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2019년 이후 2년간 개최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축제를 재개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강서구청은 이번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을 중심으로 축제를 열어달라는 요구가 계속 있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돼 축제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정부 방침 변화가 없는 한 행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구청도 올 10월 ‘제19회 사상강변축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매년 3월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열린 사상강변축제는 사상구의 가장 큰 축제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년간 행사가 취소됐다. 올 3월에도 사상구청은 축제 개최 여부를 고민하다 행사를 9월 이후로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일부 지자체는 축제 개최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7월 초 1000명 아래로 떨어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9일 1만 명을 기록하며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자칫 축제로 인해 감염이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구청의 경우 매년 5월에 개최되던 낙동강 구포나루 축제를 올 하반기로 잠정 연기했다. 북구청은 10월 중 축제 개최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개최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아직은 추세를 지켜보는 분위기”라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해 축제 일정을 섣불리 정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 속에서 전남 등 일부 지자체는 지역 축제 개최를 취소했다. 전남 영암군은 매년 4월 개최됐던 영암왕인문화축제를 가을로 연기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올해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또 전남 보성군은 8월 중 개최 예정이었던 보성전어축제를 취소하기도 했다.

부산지역 한 구청 관계자는 "감염 우려 속에서도 각종 행사를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정부나 부산시의 방침에 따라 축제 개최 여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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