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비 좀 왔으면” 설화… 혹만 더 붙인 여권 ‘민심 수습’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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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물가 점검 등 민생 행보 강화
국힘 지도부도 수해 복구에 동참
지지율 반등 노렸지만 여론 뭇매
민주 “도우러 갔다가 짐만 된 꼴”

국민의힘 주호영(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11일 대대적인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지휘했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당직자 등 100여 명이 집중호우 피해를 본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수해 복구활동을 했다. 현장을 찾아 어려움에 부닥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김성원 의원의 “비 왔으면”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여권의 이날 민심 수습 ‘대작전’은 빛이 바랬다.


윤 대통령이 연일 민생 행보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김 의원의 ‘설화’ 논란에 여당 내부에서도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일성으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고,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취임 후 첫 사과도 했다. 이날 역시 대형마트 현장 민생회의를 통해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 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뒤 하나로마트 매장을 찾아 쌀, 채소, 김치, 과일 등을 둘러보면서 물가와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등 ‘시민속으로’ 행보를 했다. 윤 대통령이 충분한 수해 피해 지원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당국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민생 행보에 힘을 보탰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호우 상황이 종료되는 즉시 피해조사를 해 특별재난지역 요건 충족이 확실시되는 경우 선제적으로 선포하겠다”며 “추석 연휴 전 완료를 목표로 재정·세제·금융을 망라해 신속하고 충분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여론의 관심은 온통 김성원 의원에게 쏠렸다. 김 의원이 이날 자당 의원들과 함께한 수해 복구 자원종사 현장에서 봉사활동 전 면장갑을 끼며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날 언론 영상에 포착되면서다. 당시 김 의원 양쪽 옆으로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임이자 의원이 있었으며, 김 의원의 발언에 임 의원이 팔을 찰싹 때리는 모습도 화면에 잡혔다.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김 의원은 곧바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날 재해 복구 활동에 들어가면서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입단속을 한 상태였는데 김 의원의 발언은 막지 못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 발언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이 참담한 정세에 각별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도…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있다. 그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집권당 의원께서 이런 말을 말씀하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결국 복구 지원하러 간 의미가 희석되지 않았나”라며 “국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짐만 된 꼴이 아닌가. 있을 수 없는 망발이다. 국민의힘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꼬집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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