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PK 친윤계, 정국 돌파 카드 안 보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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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친이·친박 신세 우려 나와
정치력 기반, 전면 등장 가능성도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현 정권 탄생의 주역인 부산·울산·경남(PK) 친윤계(친윤석열)계가 최대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는 회복될 기미가 없고, PK 친윤계를 향한 당내 비판 수위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과연 PK 친윤계의 정국 돌파카드는 뭘까?

요즘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PK 친윤계가 제2의 친이·친박 신세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었던 PK 친이계와 친박계가 제대로 역할도 못한채 정치권력의 핵심부에서 배제됐던 과거의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 반영하듯 비윤(비윤석열)계 일부 인사들은 PK 친윤계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범”으로 몰아세웠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2선 퇴진’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PK 친윤계는 ‘임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했고, 정부와 대통령실에 대한 영향력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선 “PK 친윤계가 차기 총선 때 공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PK 친윤계는 당내외의 공격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핵관’인 장제원(부산 사상)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은 철저하게 잠행 모드를 계속하고 있고,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박성민(울산 중) 의원은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장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집중 공격에도 “하하, 예예”라고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인 박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상당한 실력을 발휘했다. 다른 PK 친윤계 의원들도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고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PK 친윤계가 무기력하게 붕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미 대선 과정에서 친윤계의 정치력이 입증된데다,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장 의원을 포함한 PK 친윤계가 조만간 전면에 나설 수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대통령실 개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높은 PK 친윤계가 요직을 맡게 된다는 의미다.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장제원 대통령실장’ 얘기가 끊이지 않은 이유다.

연말이나 연초로 예정된 차기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PK 친윤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현재로선 PK 친윤계가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설 확률은 낮지만 윤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특정인을 집중 지원할 가능성은 높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려면 최대 기반인 부울경의 지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친윤 세력이 그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돼야 가능한 얘기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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