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감소에도 ‘다중채무자’는 증가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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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대출자 22.4% 해당
“금리 상승기 부실 가능성 대비를”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한 은행 앞 전세자금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한 은행 앞 전세자금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가계대출은 줄어들었지만, 금리 상승기에 채무 불이행 등 부실 가능성이 가장 큰 ‘다중 채무자(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의 비중은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다중 채무자는 약 446만 명에 이른다. 특히 금융기관 중 저축은행과 30대 이하, 중·저소득 계층의 다중채무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말까지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다중 채무자들이 속출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국회 등에서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약 100만 명 패널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다중 채무자였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1분기 가계부채 DB 표본 데이터로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를 추정하는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말 기준 전체 차주 수(1989만 4000명)에 이 비중(22.4%)을 적용하면 약 445만 6000여 명이 다중 채무자인 셈이다.

차주(대출자) 수가 아니라 대출 잔액 기준 다중 채무의 비중은 31.9%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소폭이나마 줄었는데도 다중 채무자 비중이 커진 것은, 코로나 여파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 등 한계에 이른 차주들이 2금융권 등에서까지 돈을 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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