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야스쿠니에 공물… 현직 각료 잇따른 참배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신사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 봉납
기시다 각료 3명은 직접 참배해
한국 정부 “깊은 실망과 유감”

일본 패전일인 15일 우파단체 회원들이 야스쿠니신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패전일인 15일 우파단체 회원들이 야스쿠니신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패전일인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현직 각료의 첫 참배도 이뤄지는 등 되풀이되는 일본 정부의 참배·봉납 행위에 주변국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료(料)를 봉납했다. 봉납은 ‘자민당 총재’ 명의로 이뤄졌으며 기시다 총리가 사비로 비용을 충당했다. 다마구시는 공물의 일종으로 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이다. 하기우다 고이치 집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도 이날 오전 참배 후 사비로 다마구시 대금을 냈다.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전보장 담당상. 로이터연합뉴스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전보장 담당상.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일 인사를 통해 입각한 현직 관료의 참배도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 담당상, 아키바 겐야 부흥상은 15일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지난 13일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기시다 내각 각료의 첫 참배다. 일본 패전일의 현직 각료 참배는 2020년, 2021년에 이어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내각 구성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산다. 야스쿠니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의회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지난 13일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의 참배에 대해 “일본 정부의 역사 문제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다시 한번 반영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전국전몰자 추도사에서 일본의 침략 전쟁이나 식민지 침탈로 다른 국가에 피해를 줬다는 점이나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추도사 표현과 구성이 아베와 스가 전 총리 시절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고 '복사해서 붙인 수준'이었다”고 논평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