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풀체인지 모델 안 내놓는 기아 모하비·레이, 속사정은 다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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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 선호 감소·동급 팰리세이드 선전
모하비, 판매량 줄고 개발비용 부담 커
MZ 세대 차박용 인기 힘입어 경차 1위
레이, 취득세 감면 늘며 올해도 성장세

기아 ‘더 2023 모하비’. 기아 제공 기아 ‘더 2023 모하비’. 기아 제공
올해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더 뉴 레이’. 기아 제공 올해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더 뉴 레이’. 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보통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 후 3년이 지나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다시 2~3년이 지나면 풀체인지를 선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모델들이 있다. 바로 대표적 ‘사골모델’로 꼽히는 기아 ‘모하비’와 ‘레이’로, 신차 출시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존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모하비는 지난 2008년 첫 출시 이후 완전변경 없이 부분변경만 2016년과 2019년 두차례 이뤄졌다. 레이도 2011년 신차 출시 후 2017년에 이어 다음 달 부분변경만 두차례다. 신차 출시후 모하비는 15년, 레이는 12년동안 완전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모델 교체를 하지 않는 것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드문 케이스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스타렉스 완전변경 모델 ‘스타리아’를 14년 만에 출시한 바 있다. 수입차들은 풀체인지 주기가 대체로 이보다 다소 긴 7~8년이다.

한때 인기모델이던 모하비가 새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감소와 모델 노후화,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플래그십 SUV 투자 부담,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선전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하비는 지난해 1만 869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44.5% 감소했다. 단종된 ‘쏘울’을 제외하면 기아 브랜드의 모든 차종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개발비용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기아는 대형 전기차 모델 ‘EV9’를 준비하고 있는데, 같은 급 SUV에 4000억 원 안팎의 신차 개발비용을 들인다는 것은 이중부담이다.

또한 동급 차종에서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선전하고 있는 점도 한 이유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5만 2338대가 판매되며 제네시스를 포함해 현대차 브랜드 RV(레저용 차량) 부문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레이는 2017년 부분변경 이후 5년 만인 다음 달 초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다.

이는 같은 급의 ‘모닝’이 지난 2017년 6년 만에 풀체인지되고, 2020년 부분변경이 이뤄진 것과 비교된다.

하지만 판매량이 저조한 모하비와 달리 레이는 MZ세대의 차박용으로 인기가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6%가 늘어난 3만 5956대를 기록하면서 모닝(3만 530대)을 제치고 경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레이 판매량은 2016년 1만 9819대에서 2017년 2만 521대, 2018년 2만 7021대, 2019년 2만 7831대, 2020년 2만 8530대로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레이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4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경차 구매 시 취득세 감면 한도가 50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올해를 포함해 6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모하비와 레이의 풀체인지 모델 출시 지연에 대해 기아 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전동화 모델 확대 추세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출시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모하비와 레이의 경우 상품성 개선 위주로 추진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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