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부부·경호원 협박… 평산마을 시위자 현행범 체포 (종합)
산책 중인 부부 향해 모욕성 발언
김정숙 여사가 경찰에 직접 고소
비서실 직원에겐 흉기 위협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장기 시위를 벌이던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대형 커터 칼로 주변 사람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모욕)로 60대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하다 호주머니에서 커터 칼을 꺼내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직원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경찰이 A 씨를 하북파출소로 데려가 조사하자, 일부 반대단체 회원 몇몇이 하북파출소로 몰려가 항의했다. A 씨는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A 씨는 평산마을에서 석 달 넘게 욕설, 소음을 동반한 장기 1인 시위를 벌여오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산책 중인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퇴임 후 처음으로 평산마을 산책을 나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때 A 씨가 경호원과 함께 산책하던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향해 “겁○○○ 없이 어딜 기어 나와” 등 모욕성 발언을 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한다. 김정숙 여사는 그날 밤 양산경찰서를 직접 찾아 A 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경기도에 살았던 A 씨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있는 통도사 앞 모텔이나 평산마을 인근 지산마을에 세를 얻어 평산마을로 출퇴근하며 석 달 넘게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산마을로 주소까지 옮긴 상태다.
A 씨는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내세우며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행위를 했다’거나 ‘부정선거가 이뤄졌다’,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국민 자유를 빼앗았다’는 주장을 하며 군복을 입은 채 욕설이 섞인 시끄러운 시위를 지속해 왔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모욕·협박 혐의로 고소한 평산마을 시위자 4명에 A 씨도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중인 것은 맞다”면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여부는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