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부부·경호원 협박… 평산마을 시위자 현행범 체포 (종합)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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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중인 부부 향해 모욕성 발언
김정숙 여사가 경찰에 직접 고소
비서실 직원에겐 흉기 위협까지

경남 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16일 오전 평산마을에서 흉기로 다른 사람을 협박한 1인 시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 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16일 오전 평산마을에서 흉기로 다른 사람을 협박한 1인 시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있다. 독자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장기 시위를 벌이던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대형 커터 칼로 주변 사람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모욕)로 60대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하다 호주머니에서 커터 칼을 꺼내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직원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경찰이 A 씨를 하북파출소로 데려가 조사하자, 일부 반대단체 회원 몇몇이 하북파출소로 몰려가 항의했다. A 씨는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A 씨는 평산마을에서 석 달 넘게 욕설, 소음을 동반한 장기 1인 시위를 벌여오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산책 중인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퇴임 후 처음으로 평산마을 산책을 나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때 A 씨가 경호원과 함께 산책하던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향해 “겁○○○ 없이 어딜 기어 나와” 등 모욕성 발언을 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한다. 김정숙 여사는 그날 밤 양산경찰서를 직접 찾아 A 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경기도에 살았던 A 씨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있는 통도사 앞 모텔이나 평산마을 인근 지산마을에 세를 얻어 평산마을로 출퇴근하며 석 달 넘게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산마을로 주소까지 옮긴 상태다.

A 씨는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내세우며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행위를 했다’거나 ‘부정선거가 이뤄졌다’,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국민 자유를 빼앗았다’는 주장을 하며 군복을 입은 채 욕설이 섞인 시끄러운 시위를 지속해 왔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모욕·협박 혐의로 고소한 평산마을 시위자 4명에 A 씨도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중인 것은 맞다”면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여부는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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