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내고도 웃지 못한 BNK금융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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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당기순이익 2288억 원
전년 동기보다 465억 원 급감
2018년 이후 증가세 4년 만에 중단
유동성 감소·투자 심리 위축 탓
수익 구조 다양화 등 대책 필요

BNK금융의 올 2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앞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BNK금융의 올 2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앞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둔 BNK금융이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보이던 2분기 당기순이익이 올해 감소했으며 특히, 3년 만에 1분기 당기순이익보다 악화됐다.


특히 BNK금융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이자 수익 이외에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지 못하면, 앞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BNK금융에 따르면,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28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5억 원 감소했다. 2018년 이후 이어지던 증가세가 4년 만에 중단됐다. 최근 5년 동안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018년 1503억, 2019년 1741억, 2020년 1732억, 2021년 2753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보다 475억 원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이 1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분기는 기업의 한 해 농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일 년 중 4분기에 당기순이익이 가장 적게 나오는 경향을 감안해 2~3분기에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영업을 집중한다. 실제, 지난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거둔 BNK금융은 지난해 2분기에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2753억 원으로 같은 해 1분기의 1927억 원보다 40% 이상 많았으며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신통찮으면서, BNK금융 조직 안팎에서 올해 농사가 지난해보다 흉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2분기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배경에는 코로나19 동안과는 달라진 경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BNK금융은 코로나19 기간 저금리 환경 속에 주식거래 증가, 소비 회복,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올 들어 고금리, 물가 인상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감소하고 투자 심리도 바짝 얼어붙으면서 코로나 ‘약발’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 2년 동안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보다 각각 355억, 826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 접어든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 당기순이익보다 감소했다.

올 들어 BNK금융의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덩달아 하락세를 보인 것이 2분기 당기순이익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174억 원과 719억 원으로 지난해의 1368억 원과 837억 원보다 감소했다.

BNK금융은 앞으로 경기침체나 물가상승 탓에 현재보다 당기순이익을 더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중장기적으로 BNK금융은 이자 이익 이외에는 다른 수익원을 창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니, 기존 ‘이자 영업’만으로 ‘호당기순이익’을 장기간 이어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BNK캐피탈, 투자증권, 저축은행 등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제외한 BNK금융의 다른 계열사들 당기순이익은 BNK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의 10~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BNK금융이 향후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행 계열사에 치중하지 말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 구조 다양화 등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NK금융 관계자는 “미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을 확대하고 시장 불확실성의 급증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수수료가 감소한 것이 당기순이익의 감소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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