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첨단기술 제품 수출 실적, 전국 시·도 평균에도 못 미쳐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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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공회의소 보고서 발표
작년 하이테크 품목 10위 그쳐
전자통신기기 분야 특히 취약

부산의 첨단기술(하이테크) 수준이 수도권은 물론 전국 시·도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이테크 품목에 대한 부산의 수출 비중은 0.5%로,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에 머물렀다. 국내 하이테크 품목 수출을 선도하는 전자통신기기 분야의 지역 수출 비중이 특히 취약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7일 ‘부산지역 하이테크 품목 수출 동향 및 과제’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OECD에서 선정한 9개 하이테크 품목군의 지역별 수출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부산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 실적은 약 10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5억 달러)과 비교해 10년 만에 딱 2배가 증가한 것이다. 연평균으로도 7%대의 증가세다. 이 수치만 보면 부산의 하이테크 성장세는 매우 순조롭다. 그러나 전국의 다른 시도와 비교하면 부산의 하이테크 산업 경쟁력은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전국 하이테크 품목 수출 물량 중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0.5%에 그쳤다.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다. 지난해 국내 총수출에서 하이테크 품목이 차지한 비중은 31.5%. 하이테크 품목은 국내 수출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 부산의 산업은 하이테크와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특히 부산과 ‘제2도시’를 경쟁하는 인천의 경우 하이테크 품목 수출 실적이 지난해 156억 달러로, 10억 달러에 그친 부산에 비해 16배 가량 높았다. 최근 연평균 증가율도 13.5%로, 부산(7.1%)의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볼 때 경기(34.4%)와 충남(30.4%)이 전국에서 하이테크 품목의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들 두 지역의 수출만으로 전체의 64.8%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경북(8.7%), 인천(7.7%), 충북(5.9%), 서울(5.6%) 순이었다. 하이테크 품목에서도 수도권 집중화는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의 점유율이 무려 85%에 달했다. 하이테크의 대표적 품목인 고부가 반도체 등 전자통신기기 관련 기업이 집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충남(36.1%), 경기(30.9%)가 전자통신기기 품목 내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부산은 전체의 0.1%에 불과했다.

지역별 특화 업종을 살펴보면, 부산의 경우 무기류와 우주항공 품목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무기류는 지역 하이테크 품목 전체 수출실적의 26.3%를 차지했고, 항공기 엔진과 관련 부품, 기타 항법장치를 포함하고 있는 항공우주 품목도 20.4%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과학기기(19.1%), 전자통신기기(18.7%), 화학제품(6.2%), 전기기기(5.9%)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경기도는 항공우주, 무기류를 제외한 7개 품목에서 국내 수출비중 1, 2위를 차지했다. 인천은 공항인프라를 기반으로 항공우주(2위)와 의약품(3위), 전자통신기기(3위) 등에서 점유율이 높았다. 충남은 전자통신기기, 과학기기 등에서 국내 1위를 차지했으며, 경남은 항공우주(44%)와 비전자기기(47.5%)에서 1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를 기반으로 화학제품의 수출비중이 경기, 전북에 이어 국내 3위였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도권은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을 만큼 충분한 하이테크 산업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면서 “하이테크 산업의 육성은 비수도권 경제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부산도 전자통신기기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하이테크 품목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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