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 낸 상장사… 부울경 기업은 바닥 기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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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발표 상반기 실적
영업이익 하위 20곳 중 6곳 차지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4사
넥센타이어·넥센도 포함돼
LS네트웍스·한창 등 2개사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권 자리

올 상반기 조선 등 부울경 주요 상장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 진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일보DB 올 상반기 조선 등 부울경 주요 상장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 진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일보DB

올해 상반기 조선 등 부산·울산·경남지역 주요 상장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또 일부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부울경 주요 상장사들의 성적은 암울했으나, 국내 전체 상장사들의 성적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 전망에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2년 상반기 결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조선소 4개사와 넥센타이어와 넥센 등 2개사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낮은 기업 순위(하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은 5696억 1400만 원, 삼성중공업은 3506억 5000만 원, 현대중공업은 3256억 7000만 원, 현대미포조선은 684억 3600만 원, 넥센타이어는 662억 4200만 원 그리고 넥센은 464억 1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순이익이 낮은 기업 순위(하위 20위)에도 나란히 포함됐다.

국내 조선 3사가 역대급 수주를 기록했음에도 적자를 내고 순이익이 낮은 이유에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헤비테일은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금을 많이 받는 방식이다. 수주금액이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통상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

DRB동일은 부울경 상장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감소율이 높은 기업 순위(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DRB동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 이상 감소했다.

반면 LS네트웍스, 한창 등 2개사의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LS네트웍스의 영업이익은 58억 30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4900만 원보다 급증해 영업이익 증가율 부문에서 전체 상장사 중 1위를 차지했다. 한창의 영업이익도 685% 이상 증가했다.

한국카본과 SNT에너지는 매출액 감소율이 높은 기업 순위(상위 20위)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각각 28%,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부울경 상장사의 순이익 감소율이 도드라졌다. 강남제비스코(-88.5%), 세진중공업(-88%), 세원이엔씨(-86.3%), 덕양산업(-84.4%)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울경 주요 상장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국내 다른 상장사들은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실제,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603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61조 87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9% 늘었다. 영업이익은 107조 3084억 원으로 16.68%, 순이익은 85조 8070억 원으로 0.67% 증가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12월 결산 상장기업 1063개 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1조 8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조 6986억 원으로 16.74%, 순이익은 6조 9221억 원으로 5.55% 늘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상반기 실적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영향이 기업들을 덮치면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물가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하반기에는 원자재에 대한 대체재·보완재를 확보하거나 마진을 조정하는 등 열악한 영업 환경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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