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다량 유해 물질 배출 침대 매트리스 ‘무단 소각’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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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진 설비 갖춘 전문 소각장 아닌
환경자원화센터서 일부 불태워
환경단체, 책임자 문책 등 요구

지난 5월 경남 통영시 명정동 환경자원화센터 공터에 야적해 둔 매트리스를 작업자들이 무단으로 소각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 5월 경남 통영시 명정동 환경자원화센터 공터에 야적해 둔 매트리스를 작업자들이 무단으로 소각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경남 통영시가 다량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침대 매트리스를 야외에서 무단 소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위법 행위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이 불법을 자행한 셈이다. 지역 환경단체가 시장의 공개 사과와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통영시는 최근 수년 사이 관내에서 수거한 매트리스를 명정동 소재 환경자원화센터 한쪽에 야적한 뒤 일부를 현장에서 소각했다.

매트리스는 지자체가 직접 수거·처리해야 하는 대형폐기물이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처분시설 내 보관소에 둬야 한다. 또 철재 스프링 같은 고철과 복합소재인 천 등을 분리한 뒤 폐기해야 한다. 불에 태울 경우, 다이옥신 등 각종 발암·유해 물질이 배출되는 만큼 오염물을 걸러내는 집진 설비를 갖춘 전문 소각장 처리가 원칙이다.

통영시가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법을 어겨가며 매트리스를 야외에 쌓아 두다 임의로 소각했다는 게 환경연합의 주장이다. 환경연합은 “오염물질의 위해성을 잘 알고 있을 통영시가 시민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저지른 불법 행위는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테러 행위로,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선 통영시는 해체 작업 중 일부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보급된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포켓 스프링 제품은 개별 스프링을 감싼 소재를 하나, 하나 일일이 벗겨내야 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폐매트리스는 6460여 개, 올해도 7월까지 741개를 수거했다. 하루 평균 10개 안팎이다. 이 중 포켓 스프링 제품은 30~40% 정도다. 통영시는 연중 배출되는 매트리스를 환경자원화센터 내 공터에 보관하다 전·후반기 3개월 단위로 공공근로자를 동원해 폐기했다. 한 번에 5명 정도를 투입했는데, 번거로운 작업 탓에 매번 일손이 달렸다.

통영시 관계자는 “적은 인력으로 수작업이 쉽지 않아 일부를 소각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9월부터는 인력을 3명 증원해 8명으로 늘리고,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조치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인력을 늘려도 (처리가)어렵다면 사천에 있는 매트리스 전문 처리 업체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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