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매 끼니 라면으로 때우는 명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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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으로 떠돌이 여관 생활
실직 후 당뇨합병증까지 발병
가진 돈 없어 병원도 못 가고
월세 밀려 여관서 쫓겨날 판

여관의 작은 방에서 라면 봉지를 뜯고, 가스버너에 불을 켭니다. 몇 개월째 에어컨이 없는 찜통 같은 작은 방에서 거의 매 끼니를 라면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버틸 수 있는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게 더 힘이 듭니다.


명수 씨는 젊은 시절 결혼을 하고 가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활고 등으로 이혼을 한 뒤 늘 홀로 지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건설 현장 일용직뿐이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늘 몸을 축 내는 일을 맡았고,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떠돌이 여관 생활을 해야 했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60세를 넘기면서 명수 씨를 찾는 건설 현장은 더 이상 없습니다. 어선을 타고 바다에도 나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고깃배를 타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처음 몇 달은 모아둔 돈으로 생활했지만, 실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관 숙박비가 체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식비라도 줄일 마음에 라면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생활 중 원인 모를 통증이 시작됐고,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결국 숨쉬기가 어려워질 정도가 됐습니다. 근처 약국을 찾아갔더니, 이미 등 근육이 죽어 커다란 구멍이 난 상태였습니다. 엉덩이와 종아리, 머리에도 상처와 피부 변형이 있었습니다. 당뇨합병증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 몸을 돌보지도 못했고 자신이 아프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입니다.

최근엔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는 일이 잦습니다. 시력도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뭔가 몸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가진 돈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떠돌이 여관 생활을 한 탓에 그에겐 친구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픈 몸만큼이나 힘든 상황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도 무척 힘이 듭니다. 그저 홀로 좁은 여관방에서 고통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입니다.

명수 씨의 바람은 고통이 줄어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날이 통증은 심해지고, 월세가 밀려 곧 여관에서도 나와야 합니다. 새 주거지를 찾는 게 시급하지만, 경제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조금은 어리숙하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명수 씨는 마지막으로 웃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언제가 몸과 마음에 작은 여유가 생기면 자신이 쓸모 있는 일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명수 씨에게도 다시 웃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중구청 복지정책과 김정화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5일 자 민호 씨 사연

지난 5일 자 민호 씨 사연에 87명의 후원자가 462만 3342원,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민호 씨의 자립과 건강 관리 등에 쓰입니다. 민호 씨는 여태껏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받았다며, 앞으로 희망을 품고 살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을 잊지 않고 이웃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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