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20% 가구, ‘가처분소득 76%’ 필수 생계비로 사용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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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올 2분기 국가통계포털
상위 20% 가구는 26%만 지출

올해 2분기에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76%를 식비 등 필수 생계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득 상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26% 가량만 필수 생계비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올해 2분기에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76%를 식비 등 필수 생계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득 상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26% 가량만 필수 생계비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올해 2분기에 소득이 적은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76%를 식비·교통비 등 필수 생계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득이 많은 상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26%가량만 필수 생계비에 사용했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분기에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93만 9968원이었다. 이 가운데 식비·주거비·교통비 등 필수생계비는 71만 3749원으로 그 비중이 75.9%에 달했다. 가처분소득이란 한 가정이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를 빼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1분위 가구의 경우, 집에서 소비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26.4%, 식당 등에서 쓰는 식사비가 가처분소득의 15.4%였다. 즉 식비로 가처분소득의 40%가량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또 월세와 상·하수도 및 광열비 등이 포함된 주거·수도·광열 항목 지출은 23.6%였다. 대중교통 요금이나 승용차 기름값 등 교통비 지출은 가처분소득의 10.5%였다. 필수생계비는 식료품 비용과 주거·수도·광열비, 교통비, 외식비를 포함한 개념이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는 월 가처분소득이 832만 9979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필수생계비는 215만 8353원으로 비중이 25.9%였다. 절대금액으로는 5분위가 1분위보다 훨씬 많지만, 가처분소득 대비 비중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 밖에 2분위 가구의 생계비 지출 비중은 44.7%, 3분위 가구는 39.2%, 4분위 가구는 35.1%로 각각 집계됐다.

1분위 가구는 2분기에 28만 2000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위는 48만 6000원 △3분위 91만 7000원 △4분위 155만 3000원 △5분위는 394만 1000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5분위의 적자 가구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왔다. 5분위 적자 가구 비중은 지난해 동기(10.5%)보다 4.4%포인트 낮아진 6.1%였다. 거의 대부분 5분위 가구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이는 통계를 1인 가구를 포함해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낮다. 적자 가구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큰 가구를 말한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1.7%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은 줄었으나 사업소득과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늘었다. 공적이전소득은 165.4% 급증했는데 이는 손실보전금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분기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600만∼1000만 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했다. 이에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면서 이들이 5분위에 대거 편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도 적자 가구 비중이 53.7%로 지난해 동기(55.3%)보다 약간 줄었다. 그러나 전체 가구에서 적자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2.8%인 점을 감안하면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중은 여전히 매우 높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식비나 공과금, 교통비 등의 필수 지출은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1분위의 경우 소득이 웬만큼 늘어나지 않는 이상 살림이 개선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앞으로 적자 가구 비중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2분기 가구 소득 증가에는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이 있었다. 또 하반기에 고용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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