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상징 ‘네카오’, 성장둔화 우려 커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 특수 사라지고 경기 침체
네이버 커머스 성장률 10%대
카카오 톡비즈도 10%대로 둔화
자회사 실적 우려도 커져 ‘비상등’

국내 IT 시장에서 ‘성장’의 상징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 대해 성장률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2년간 네카오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도 높아지면서이다.

2분기에 2조 원이 넘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네이버의 경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의 성장률 둔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커머스’ 부문의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20년 3분기 이후 2021년 2분기까지 커머스는 4분기 연속 4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폭증하면서 네이버 커머스도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커머스 성장률은 30%대로 내려갔고 4분기에는 20%대를 기록했다. 네이버 커머스의 매출 증가율은 ‘리오프닝'(일상회복)이 본격화된 올해 2분기에는 19.7%까지 떨어졌다. 네이버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문별 마진율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서치플랫폼’의 마진율을 섞어 공개했으며, 공개된 마진율은 33%에 달한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마진율은 오히려 플랫폼 기업의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이버에 대해선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영업외손실’ 우려도 제기된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네이버에 대해 “2021년의 경우 대규모의 금융자산평가이익(펀드평가이익 등)과 지분법이익 등으로 매분기 수익이 발생했으나 2022년 들어 1분기, 2분기 모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자산시장의 악화로 금융자산도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주요 자회사의 손실 악화로 지분법손익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역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제기된다. 카카오의 주력사업 부문인 ‘톡비즈’는 2019년 4분기 이후 2020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70%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져 30%대로 하락했고 올해 2분기에는 16.1%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와 관련,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둔화로 카카오 톡비즈의 거래형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도 올해 1분기 15%에서 2분기에는 2%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력 사업에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12%에서 올해 2분기 9.4%로 떨어졌다.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 실적에 따른 위험도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의 당기순이익은 분기별로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했다가 2분기에 68%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에는 자회사 회계계정 재분류나 실적이 큰 영향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카카오 주력 자회사 가운데 하나인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타격을 입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으로 인해 카카오페이의 강점이 ‘간편송금’ 서비스가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다.

사실 ‘빅테크’로 불리는 IT 대기업의 실적 우려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분야 ‘공룡’인 아마존이 올들어 두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이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분기에 2년만에 가장 낮은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공포가 장기화될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어려움도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