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 윤영찬, 민주 최고위원 경선 중도 하차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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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석 의원 지지 선언

사진은 지난 7월 1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7월 1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윤영찬 의원이 22일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지만, 전대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후보직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의 사퇴는 현재까지 총 15곳에서 치러진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총 6.63%의 득표율로 8명의 후보 중 7위다. 최고위원은 득표율 5위까지가 당선권이다.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SNS본부장을 맡았고, 대선 승리 이후 곧바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맡아 3년 가까이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다. 그러나 이재명 돌풍 속에서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이재명(친명)계가 약진한 데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에게 친문(친문재인) 지지세가 쏠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윤 의원은 이날 후보 사퇴와 함께 역시 친문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송 의원은 지난 주말 치러진 호남 경선에서 선전하며 누적 득표율 9.09%로 6위를 기록하며 5위인 박찬대(9.47%) 후보를 추격 중이다. 산술적으로 윤 의원 지지표가 송 의원에게 고스란히 옮겨갈 경우 3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친문 핵심인 윤 의원이 저조한 득표율로 중도 포기하자 당 주류였던 친문계의 위상 약화를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 의원은 이번 전대 기간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는 한편, 당헌 개정 문제 등을 두고 ‘이재명 사당화’를 언급하는 등 친명계의 독주를 견제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대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당 대표 선거는 사실상 끝난 듯한 분위기다. 이제 권리당원 투표는 경기와 서울만 남겨놨는데, 두 지역 모두 이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이재명 당 대표’가 확실시되는 상황과 맞물려 이 후보의 ‘당원 중심주의’도 당 규정으로 빠르게 관철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당무위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권리당원 전원 투표를 전국 대의원 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최고 당법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와 당 대표 경쟁을 벌이는 박용진 후보는 “일정 숫자의 당원이 요구하는 내용을 사실상 거의 받아들여야 하는 방식”이라며 “지도부가 악용할 수 있고, 일부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당 운영을 결정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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