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수위 조절은 각자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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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얼마 전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실시간 뉴스에는 한강의 수위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었다. 그 수위에 따라 필요하면 도로와 교량의 통행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한다는 것을 뉴스로 접했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수위에 관심을 둔다, 이유는 ‘수위’라는 단어를 비유적으로 사용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흔히 접하는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대화에서 수위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한다. 이 영화는 수위가 높아서 ‘19금’이라는 둥, 오늘 방송 주제가 이미 19금이라는 식의 언급이다. 그 수위의 문제가 이제 아이들의 성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방송에 나오면서 문제가 되었다.

얼마 전 한 야구선수의 아들 성교육 문제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중학생들과의 만남에서 나눈 내용이 방송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에서는 포경수술과 자위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이번 주에 (자위)안 한 사람?”과 같은 질문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관심사에 대해 알고 싶고, 그와 관련하여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알고 싶은 핵심을 정확히 짚어 물어봐야 한다. 오히려 두루뭉술하게 표현한다면 이해 정도나 해석의 방향에 따라 본질을 오염시키는 위험이 있다. 정확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내 자녀는 아닐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떨치고 그 연령에 맞는 필요한 지침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자녀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솔직히 부모에게 털어놓기를 기대하면서 정작 부모가 전달해줘야 하는 내용은 부끄럽고 껄끄럽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학교나 다른 기관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이야기라도 부모에게 질문할 수 있고 부모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아이가 가진 잘못된 환상과 현실의 차이를 말해주고 조절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준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번 방송 내용 중 자위할 때 보는 영상이 자극의 역치를 높여 성인이 된 후 섹스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것처럼 말이다.

폭력성, 약물, 선정성, 모방 범죄 등의 위험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온 가족이 같이 보는 경우도 많은데 부모가 정확한 기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뉴스나 고발 프로그램 등에서 방송되는 내용이 훨씬 자극적인 경우도 많고 프로그램 중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재연을 하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불필요한 정보까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방송이나 신문의 내용은 개인의 기호에 맞춰 취사선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원하지 않는 내용일 경우 보호자로서 제한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함께 시청하고 대화 소재로 삼아 소통의 시발점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먼저 꺼내기 어려운 주제를 빌려 쓸 기회로 삼자. 배운 적인 없는 것을 알아서 잘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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