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신군부 빗댄 ‘자필 탄원서’까지… 폭풍 전‘여’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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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가처분 재판부에 제출
언론 보도에 “셀프 유출” 비판
내주 결과 앞두고 긴장 최고조
국힘, 인용 대비 추가 방안 마련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7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7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법원에 신청한 효력 정지 가처분의 결과를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 전 대표는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여권을 향한 공세를 퍼붓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가처분 신청 기각을 전망하면서도 인용될 경우를 고려, 추가 대응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다음 주에 내릴 예정이다. 당초 이번 주 법원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재판부는 지난 18일 “신중한 사건 검토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번 주 내로는 결정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여권을 향한 여론전을 이어간다.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자필 탄원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보도된 것과 관련, “‘도 넘었다, 격앙’ 기사를 내려고 법원에 낸 자필 편지를 유출하고 셀프 격앙까지 한다”며 “셀프 유출 후에 셀프 격앙. 중간에는 셀프 쿨척(쿨한 척)”이라고 비꼬았다. 문건 유출 배후로 국민의힘을 지목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탄원서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한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정당의 일을 정치로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사법부의 조력을 간절히 구한다”고 적혀 있다.

 전날(22일)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언급, “(영화에서)결국 검투사가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고, 그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황제 본인이 직접 검투사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며 “그런데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답했다. 자신을 검투사에, 윤석열 대통령을 황제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누가 만약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서 타협하자면서 (내년)1월에 전당대회를 하면 11월쯤 또 뭐가 쑥 나타나서 옆구리 한번 푹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 의결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배현진·윤영석 의원 등이 최고위원 사퇴 선언 후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회를 위해 최고위원회 표결에 참여했는데, 이 게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 위원장이 밝혔듯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가처분이)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혹시나 인용되더라도 절차를 다시 갖추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용 시 국민의힘 혼란 상황은 심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 땐)이 전 대표의 공격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있을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정치적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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