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못 말리는 ‘달러 폭주’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 대통령 “고환율 리스크 관리”
외환당국 구두 개입도 안 먹혀
1345.5원 마감, 금융위기 후 최고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9원 오른 달러당 1,341.8원으로 출발해 장중 1,345원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9원 오른 달러당 1,341.8원으로 출발해 장중 1,345원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환율에 놀란 윤석열 대통령이 ‘안정’을 강조하고 외환당국도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강(强)달러 기조 앞에서는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30일(134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의지 강조와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 등에 힘입어 글로벌 달러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전날 기록한 연고점(1340.2원)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외환당국도 이날 오전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었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해당 발언들 직후 환율은 하락 전환하며 1337.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의 실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1340원대로 치솟았고 마감을 앞두고 결국 1345원도 돌파했다.

윤 대통령과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연고점을 재경신한 것은 글로벌 달러화 상세에 따른 상승을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긴축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