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년] 30년간 대중 수출액 162배 증가… 무역수지는 적자 전환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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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전체 수출액은 9배 증가
수출 규모 순위 20년째 중국 1위
원자재 가격 급등 무역 적자 원인

한국과 중국의 수교 이후 30년간 한국의 전체 수출 규모가 9배 증가한 사이 대(對)중국 수출은 16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년 흑자 행진을 이어가던 대중 무역수지는 30년 만에 4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되면서 한·중 무역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629억 1300만 달러(약 218조 7000억 원)로 한·중 수교 직전 해인 1991년의 10억 300만 달러 대비 162.4배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718억 8000만 달러에서 6444억 달러로 9.0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다.

대미(對美) 수출액은 1991년 185억 5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59억 200만 달러로 5.2배 늘고, 대일(對日) 수출액은 같은 기간 123억 5600만 달러에서 300억 6200만 달러로 2.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중 수교 직전인 1991년에 한국의 수출 규모 순위에서 중국은 15위였다. 당시 미국이 중국의 18.5배 규모로 1위였고 이어 일본, 홍콩, 독일, 싱가포르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순위는 수교가 이뤄진 해인 1992년에 6위로 급상승했고 1993년 4위, 1996년 3위를 거쳐 2001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2003년 미국마저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올해까지 20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는 수교 첫해인 1992년 10억 7100만 달러 적자를 보인 이후 올해까지 30년간 흑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5~7월 석달 연속 적자를 나타냈고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적자를 보여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대중 무역수지는 6억 6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 4~5월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대도시를 전면 혹은 부분 봉쇄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대중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가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1992년 7~10월 이후 30년 만의 기록이 된다. 또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이 역시 1992년 이후 30년 만이다.

중국산 원자재 가격 급등은 대중 무역적자 규모를 키운 주요 원인이다. 2차전지 생산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은 이달 18일 기준 kg당 464.5위안(약 67.6달러)으로 1년 전보다 4배가량 올랐다. 올 2분기 중국산 네온가스 역시 t당 평균 수입가격이 228만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7.5배 급등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 중간재를 보내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첨단산업을 강화하면서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중간재 중심의 기존 대중 수출구조를 소비재와 완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는 양국의 산업구조에 따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기업의 차별화된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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