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돌파하자” 여권 첫 연찬회… ‘여성 4인방’에 또 다른 위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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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장차관·대통령실 총출동
여권 혼란 상황 해결 의지 다져
강연자 이지성, 여성 이미지 언급
배현진 “대체 어떤 수준인지” 비판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5일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5일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연찬회를 가졌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 대통령실 관계자와 주요 부처 장관들까지 참석해 최근 여권 안팎의 혼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지성 작가가 “(국민의힘은)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뱉어 파장이 일었다. 또 일부 의원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당초 취지와는 달리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가 정말 열심히 하면 야당이 다수 의석을 갖고 발목 잡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은 국민의힘이야말로 제대로 하는구나. 우리가 도와줘야 되겠구나 할 것”이라며 “그런 마음을 얻어 국정 동력을 갖고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개회사에서 “여야 협치를 바탕으로 한 국민대통합, 민생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 개혁과제 추진과 규제 혁신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로 대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어갈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달 시작되는 정기국회와 관련해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공약 가운데 병사월급 200만 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세금 감면 같은 공통 공약들은 여야 합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찬회에는 장차관 39명, 외청장 24명 등 정부 측 인사는 물론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등 안팎의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돌파구 모색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당정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처리해야 할 중점 법안,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 등을 정리하고,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장 내 ‘주류 반입 금지령’이 내려졌는데, 이는 여권의 엄중한 문제 의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하지만 이 작가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란 주제로 강연한 뒤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성 상품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발언을 해 외부에서는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 작가는 강연 후 권 원내대표로부터 ‘이 작가가 (부인)차유람 (당구)선수에게 우리 당에 와서 도와 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한다.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작가는 “많은 국민들이 저에게 했던 이야기는 국민의힘에 두 가지가 부족하다. 하나는 젊음의 이미지, 또 하나는 여성의 이미지”라며 “죄송하지만 대한민국 보수 정당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 이미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젊은 이미지와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필요하다. 자기가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나”라며 “배현진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있지만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하다. 자기(차유람)가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이 나오고 난 뒤 의원석에서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점이다.

이에 이 작가로부터 언급된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하시나)”이라고 비판했고, 나 전 의원도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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