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중소기업 53.8% “추석 자금 사정 곤란”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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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중기중앙회 수요조사 결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기업에 부담
높은 대출금리 탓 자금 조달 애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부산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추석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는 이달 초 부산의 중소기업 30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부산·울산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53.8%가 추석 자금 사정의 곤란함을 호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조사(‘자금 사정 어렵다’ 응답 58.1%) 때보다 소폭(4.3%포인트) 하락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명절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었다.


업체들의 자금 사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예년과 달랐다. 2020년, 2021년에는 ‘판매(매출)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지만, 올해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61.0%)이 주요 원인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런 가운데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응답 비율도 예년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에 대해 ‘곤란하다’고 답한 비율은 37.2%로, ‘원활하다’는 응답(9.2%)보다 4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곤란하다’는 응답이 ‘원활하다’는 응답의 3.7배였다.

은행에서의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대출금리’(50.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대출한도 부족’(26.9%)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23.6%) ‘부동산 담보 부족’(12.8%)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10.2%) 등의 순이었다. 이때문에 업체들은 ‘금리 인하’ ‘보증 및 대출한도 확대’ ‘대출 간소화’ ‘다양한 정부지원금 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추석 상여금에 대해선 ‘전년 수준으로 지급하겠다’(41.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절반 이상의 업체(51.2%)가 지급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응답 수치는 지난해(48.3%)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이었다.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의 평균 지급금액은 기본급의 56.9% 혹은 정액 81만 5000원이었다. 이또한 지난해(기본급의 51.6%, 정액 64만 1000원)보다 소폭 상승한 금액이다.

추석 연휴의 휴무기간은 평균 3.9일(주말 포함)이었다. 지난해(4.7일)와 비교해 0.8일이 짧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가 올해 연휴보다 하루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휴무 기간이 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 허현도 회장은 “글로벌 유동성과 공급망 악화로 유발된 원·부자재가격 상승과 고금리, 그리고 1300원 중반에 이르는 원·달러 환율이 중소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현재 시범 중인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와 고환율 대책 마련이 조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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