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통증' 복잡치루, 근육충진술 시행하면 변실금 위험성도 낮춰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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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병원장이 복잡치루의 증상과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쾌한병원 제공 최정석 병원장이 복잡치루의 증상과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쾌한병원 제공

치질은 항문 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세부적으로는 치핵, 치열, 치루 등이 있다. 치핵은 항문혈관과 점막이 확장되고 늘어져 발생한 것이고 치열은 항문점막이 찢어진 것이다.

반면 치루는 항문과 항문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긴 후 항문 안과 밖 사이에 터널(누관)이 형성된 상태를 말하며, 대부분 항문농양이 생긴 후 이차적으로 발생한다. 치루의 누관에는 항문 내에 안쪽 구멍(내공)이 있고, 항문 주위 피부에 바깥쪽 구멍(외공)이 있으며, 누관을 통해 내공에서부터 외공으로 고름이나 염증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치루는 누관과 항문 괄약근 간의 관계에 따라 △점막하 치루 △괄약근 사이 치루 △괄약근 관통 치루 △괄약근 상부 치루 △괄약근 외부 치루 △마제(말발굽)형 치루 등으로 나뉜다. 이중 점막하 치루와 괄약근 사이 치루, 저위 괄약근 관통 치루는 누관의 주행이 비교적 단순하고 누관의 주행경로가 치상선(항문과 직장이 만나는 부위) 하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치루 혹은 저위치루라고 부른다.

반면 고위 괄약근 관통치루, 괄약근 상부 치루, 괄약근 외부 치루, 마제형 치루의 경우 누관의 경로가 복잡하고 치상선 위쪽에 누관이나 내공이 위치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에 복잡치루 혹은 고위치루라고 부른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전체 치루의 90%를 차지하는 단순치루는 대부분 수술 후 재발이나 변실금 같은 합병증 없이 쉽게 치료된다”며 “반면 복잡치루는 치료도 매우 어렵고 재발도 잘되기 때문에 난치성 치루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치루는 염증과 고름이 항문에 생기고, 오래되면 드물지만 항문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치루절개술과 치루절제술은 치루의 누관이 주행하는 항문괄약근을 절개하거나 절제하는 방법으로 단순치루의 치료에 흔히 적용된다.

그러나 복잡치루에 이 방법들을 사용하는 경우 항문괄약근의 손상이 심하기 때문에 수술 후 변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변실금이 흔히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복잡치루에는 주로 배액선법이나 근육충진술을 시행한다. 배액선법은 누관에 끈이나 실을 삽입해 분비물이 그 끈이나 실을 통해 나오게 하면서 누관이 저절로 끊어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인데, 치료 기간이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요즈음 복잡치루는 근육충진술을 많이 사용한다. 근육충진술은 항문 괄약근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치루의 내공과 외공을 연결하는 누관만 외공에서부터 도려 뽑아내고, 내공 쪽은 항문 주위에 있는 근육을 이용해 막아서 치료하는 항문괄약근 보존술식이다. 이 근육충진술은 항문괄약근 손상과 항문 변형이 적어 복잡치루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변실금의 위험성을 최대한 낮춘 술식이다.

최정석 병원장은 “외공이 항문에서 3cm 이상 떨어져 있거나, 수술 후 재발한 경우, 외공이 여러 개인 경우, 외공이 크거나 항문의 양쪽에 동시에 위치한 경우는 복잡치루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 후 수술방법을 결정해야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완치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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