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플레는 수입물가·환율 상승 영향… 하반기 점차 완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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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 ‘인플레 특징·시사점’
수입물가의 생산자 물가 기여율
73~82%… ‘비용 인상형’ 시사
하반기 경기 둔화로 완화 예상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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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중요한 경제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에너지·식품 등 수입물가 상승에 기인한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으로 33%가 넘고, 수입물가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율은 73∼8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최근 인플레이션은 수입물가 상승에 의해 촉발되었으며, 적어도 현재까지는 수입물가 상승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번 인플레이션이 기본적으로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임을 시사한다”며 “수입물가 중에서도 특히 에너지와 더불어 비료·농산물 등 식품 관련 가격의 상승이 두드러진다”고 부연했다.

수입물가의 상승에는 국제 가격뿐 아니라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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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올해 1∼6월 평균 전체 수입물가 상승의 약 3분의 1가량이 환율 상승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 폭과 국내 가격 상승 폭을 비교해 보면 몇몇 품목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석탄 제품은 가격 상승률이 비용 상승률보다 30%포인트(P) 이상 높아 격차가 가장 컸다.

반면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전력과 가스는 가격 상승률이 비용 상승률보다 20%P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의 비중이 높아 수입 에너지 가격 변화에 생산자 물가가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물가가 모든 품목에서 10% 상승한 경우보다 수입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전체 수입물가가 10% 상승한 경우에 국내 생산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약 1.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에 대한 우리나라 국내 물가의 민감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입물가와 생산자 물가 간의 교차상관계수는 1990∼2007년 0.830에서 2008∼2022년 0.936으로 높아졌고,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교차상관계수는 같은 기간 0.336에서 0.816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진데다 글로벌화·디지털화·금융화로 충격의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를 비롯한 수입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 때문에 원화 기준 수입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나타난 바 있다.

다만, 돌발 변수가 없을 경우 국제유가 진정과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주요국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 공급 둔화, G2(미국·중국)의 헤게모니 갈등 심화,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향후 물가 불안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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