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 이재명호 출범 ‘통합·협치의 정치’ 펼쳐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팬덤 정치’ 극복하는 리더십 보여야
정쟁보다 민생 정책 발굴 집중하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고 최고위원단을 꾸리는 등 지도부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새 지도부는 향후 2년간 169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게 된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잇따른 패배로 구심점을 잃고 급속도로 혼돈에 빠져 들었던 민주당은 이로써 전열을 가다듬고 안정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정치적 지지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 제1 야당이 비록 늦게나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강한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 공약이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지 기대가 크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재명호’로 깃발을 갈아 끼운 민주당이 순풍만을 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가시밭길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패배 정당’의 이미지를 털어 내고 변화와 쇄신의 길로 나아가는 데 큰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 우려와 사당화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경선 때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대표의 득표율은 80%에 육박했지만, 권리당원 투표율 자체는 30%대 중반에 그쳤다. 상당수 권리당원들이 이 대표를 지지하는 데 주저한 것이다. 민주당 새 지도부로선 ‘팬덤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현 정국에서 제1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당면한 숙제다. 정부·여당에 맞서 싸우는 게 야당의 숙명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일방으로 치닫기에는 지금 우리 대내외적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 특히 고물가·고환율 등으로 민생이 도탄에 빠질 위기다. 그런데도 현재 국회에선 각종 민생 법안들이 여야 간 각종 정치적 공방 속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실책과 여당의 독선에 합리적이고 신랄한 비판이 있어야 하지만, 민생이 걸린 문제에선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하는 게 옳다. 야당도 국정 운영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새 지도부는 어느 경우든 협치의 관점을 놓지 말아야 한다.

새 지도부가 출범했지만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대표가 강조한 바 민주당의 ‘강함’과 ‘유능함’이 전적으로 민생을 위한 것이 아닐 경우 민심을 돌이키기는 힘들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국민의힘이 내부 권력 다툼으로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국민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소모적인 정쟁보다 정국을 주도하며 국민 삶을 개선하는 정책 발굴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마침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 전원에게 받은 ‘민생 시그널 169’ 법안 중 필수 법안을 간추려 오는 31일 의원 워크숍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실속 있는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