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역 녹조 위험 상황… 보 수문 개방하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환경시민단체들 기자회견
식수·농산물 먹거리 피해 우려
“시, 환경부 전수조사 요청해야”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낙동강네트워크가 2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보 개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낙동강네트워크가 2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낙동강 녹조문제 해결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보 개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최근 낙동강 전역에서 발생하는 녹조의 영향으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뇌 질환을 유발하는 신경독소가 검출(부산일보 8월 26일 자 1면 보도 등)되는 등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단체가 부산시에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촉구 등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낙동강부산네트워크는 29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보 수문 개방 촉구 등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오문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공동대표, 강호열 낙동강부산네트워크 공동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 녹조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이 부산 시민들의 식수와 농산물 등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부산시가 환경부에 낙동강 보 개방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녹조현상으로 인한 시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박 시장이 환경부에 전수조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매리 지점에 대한 4차례 조사에서 10만 개가 넘는 유해 남조류 세포가 발견되는 등 낙동강의 녹조가 위험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로 7월에는 대구의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기도 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쓰고 있는 부산 시민들의 걱정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이들 단체는 녹조 독성물질이 식수, 농산물뿐만 아니라 에어로졸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부산시가 당장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미국의 경우 녹조로 인한 독성물질이 최대 5km까지 에어로졸로 확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인근 주민들도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우려가 있는데도 부산시는 환경부에 보 수문 개방을 촉구하는 등의 적극적 요구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한영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인근 논에서는 미국 환경보호청 물놀이 금지 기준의 490배가 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배추, 쌀, 무 등에서도 독성물질이 발견돼 안전 우려가 크다”면서 “지금이라도 박 시장이 수돗물, 농산물, 학교급식 등에서 녹조 독으로부터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대한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달 초부터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이하 조사단)’을 구성해 낙동강 상류, 양산 논, 다대포해수욕장 일대에서 녹조의 영향을 조사했다.

지난 25일 조사단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알츠하이머 등의 뇌 질환을 유발하는 신경독소인 BMAA(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또 낙동강 레포츠 시설, 상수원, 농산물 등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의 600배를 넘는 양이 발견되는 등 독성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됐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