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잔액 6월에만 4179억 원 늘어
올해 증감 반복하다 증가폭 최고
금리 영향 덜 받는 대출 많아진 탓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감소세
한 달 반 만에 ‘빚투’는 증가세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되고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빚으로 주식을 사는 ‘빚투’가 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초고층 빌딩. 부산일보DB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올해 부산지역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했다. 특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으로 부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년 말과 비교해 총 4548억 원 늘었다. 6월 말 기준 부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4조 2241억 원이다.

부산 주택담보대출은 올 1월 912억 감소, 2월 448억 증가, 3월 133억 감소, 4월 2087억 증가, 5월 1120억 감소 등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6월에만 총 4179억 원이 증가해 올해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부산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금리 인상 여파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6월 말 기준으로 총 9563억 원이 감소했다. 기타대출은 올 1월 1696억, 2월 2601억, 3월 2513억, 4월 1438억, 5월 159억 그리고 6월엔 1156억 원 각각 감소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금리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대출이 늘면서, 부산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신규분양, 재건축이나 재개발 과정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대출로 기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 3050억 원으로 이달 10일부터 줄곧 19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 6월 15일까지 21조 원대였다가 급락장을 거치며 가파르게 줄어 같은 달 28일에 17조 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7월 초를 기점으로 증시가 반등하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따라서 증가해 이달 22일에는 19조 5450억 원까지 늘었다. 한 달 반 만에 2조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빚투에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미국 긴축 정책 등 주가를 끌어내렸던 악재들이 여전해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큰 데다 신용융자 이자율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실제,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다음 달부터 이자율을 0.3~0.5%포인트 올릴 예정이며 앞서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등도 이자율을 올렸다 현재 신용융자 이자율은 최고 9%대까지 올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신 집단대출 등 금리 영향을 덜 받는 상품으로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 전환한 것이 아니며 신용융자 이자율도 앞으로 오를 우려가 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