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원전 32.8%·신재생 21.5%로 확대…석탄은 21.2%로 감축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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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 비중 낮아져
시민사회 “시대 역행” 비판

지난 26일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회사 관계자 안내를 받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지난 26일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회사 관계자 안내를 받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30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내용. 산업부 제공 30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내용. 산업부 제공

원전 12기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6기의 가동 상황이 반영되면서 2030년에는 국내 원전 발전 비중이 전체의 33% 가까이로 대폭 확대된다. 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 초반 수준으로 늘어나고, 석탄은 감축 기조에 따라 대폭 축소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실무안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정부 초안을 마련한 뒤, 국회 보고와 공청회 등의 절차를 밟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의 안정을 위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을 설계하는 중장기(15년) 계획으로, 이번 10차 계획의 적용 기간은 올해부터 2036년까지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원전 발전량은 201.7TWh(테라와트시)로, 전체 발전량의 32.8%를 차지하게 된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21.5%, 석탄 21.2%, 액화천연가스(LNG) 20.9%, 무탄소 2.3%, 기타 1.3% 등의 순이다.

9차 계획 대비 원전 비중은 7.8%포인트(P), 신재생에너지는 0.7%P 각각 높은 반면 석탄은 8.7%P 낮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10월 확정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과 비교하면 원전 비중은 8.9%P 높고, 신재생에너지는 8.7%P, 석탄은 0.6%P 낮은 수준이다. 2030 NDC 상향안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목표'로 설정된 것으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괄분과위는 원전의 경우 계속운전·신규원전 가동 등에 따라 발전 비중이 2030년에 3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주민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21.5%로 조정했다.

이번 실무안에 대해 에너지정의행동, 에너지전환포럼, 그린피스 등 시민사회단체 등은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에너지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2030년까지 30%였던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이 1년 만에 22%로 대폭 하향 조정된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에너지정의행동은 “실무안의 발전 비중은 핵발전소(원전)의 수명연장을 기본으로 설계되었다. 정부는 ‘계속운전’이라는 표현으로 왜곡하며 수명연장이 당연한 듯 언급하고 있다. 또 실무안에는 석탄발전 감축 기조만 유지할 뿐 (석탄발전 퇴출 등) 더 이상의 노력은 없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제공 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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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분과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10차 계획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준수하되 더욱 현실적인 감축 수단을 마련했다"며 "원전의 계속운전을 통해 2030년 원전 비중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는 합리적 보급 목표를 반영해 실현 가능성이 큰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총괄분과위는 최대전력 수요가 올해부터 연평균 1.4% 증가해 2036년에는 117.3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6년 목표설비 용량은 143.1GW로 산출했고, 실제 건설 현황 등을 고려한 확정설비 용량은 142.0GW(실효용량) 수준으로 예상했다. 확정설비 용량은 원전의 경우 사업자의 의향을 반영해 2036년까지 12기(10.5GW)의 계속운전과 준공 예정인 원전 6기(8.4GW)를 포함한 것이다. 준공 예정인 원전을 보면, 2025년까지 신한울 1·2호기(2.8GW)와 신고리 5·6호기(2.8GW), 2032∼2033년 기간의 신한울 3·4호기(2.8GW) 등이다.

반면 석탄의 경우 감축 기조를 유지해 2036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도래하는 26기(13.7GW)가 폐지되는 상황을 반영했고, LNG는 폐지되는 석탄발전 26기(13.7GW)의 LNG 전환과 신규 5기(4.3GW) 예정 설비를 포함시켰다.

산업부는 "신재생은 사업자 계획조사에 기반해 발전 허가, 계획입지 등 실현 가능한 물량 수준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기본의 전력수요 전망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데이터센터 영향도 반영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신규 원전 건설 및 계속운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발전설비 계획 변화와 전력수요 증가를 반영한 전력망 건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는 것에 대비해 유연하고 안정적인 전력망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전력시장 다원화도 추진한다. 또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전력시장·요금 및 규제 기구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해 전력시장의 시장경쟁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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