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지도부, 연일 ‘김건희 특검·한동훈 탄핵’… 이재명은 ‘침묵’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도권 선점·강성 당원 의식 해석
일각선 역풍 우려한 신중론 제기

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8일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8일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김건희 특검’ ‘이상민·한동훈 탄핵’ 카드를 연일 언급하면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권이 바뀐 민주당의 대여 관계 설정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는 아직 탄핵과 특검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지만, 강경파 최고위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경우 여야가 ‘끝장’ 대치하면서 정기국회가 공회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특검법이든, 탄핵이든, 어쨌든 민주당에서는 검토하는 여러 사안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며 “여전히 주머니 속에 있다. 다만 언제 그것을 빼내 들까가 관건”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 역시 취임 당일(29일) 라디오 인터뷰와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동시 탄핵’을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한동훈 탄핵’ 가능성에 대해 “어찌 됐건 한 장관이 법을 위반한 것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어 예의주시한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 주장도 잇따른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특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무게 중심이 그쪽으로 쏠린다”고 당내에서 특검 추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저 수주 의혹 등에 국정조사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극우 유튜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인물 등 김건희 여사와 사적 관계에 있는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오리무중”이라며 “국정 정상화와 민생 집중을 위해서라도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등과 관련한)국정조사는 꼭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민주당 지도부가 취임 일성으로 장관 탄핵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여당의 혼란을 틈타 정국 주도권을 갖겠다는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비친다. 신임 최고위원의 경우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한 강성 당원들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서 장관 탄핵 등을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큰 논란이 있을 것이다. 한동훈 장관 탄핵, 이런 것들은 최악의 카드”라며 “그런 카드를 썼을 때 한 장관을 제2의 윤석열로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