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어상자 전면 사용… 부산공동어시장 ‘기대 반 우려 반’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형선망, 내달 중순부터 시행
60년 만에 나무상자 전격 퇴출
겹쳐 쌓을 수 있고 위생적 관리
어획물 손상·초기 혼선 우려도

지난해 2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된 플라스틱 상자.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지난해 2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된 플라스틱 상자.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80% 이상이 위판되는 부산 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서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비위생적인 목재 상자 대신 플라스틱 상자가 사용된다. 지난해 1~2회 시범적으로 플라스틱 상자를 사용한 적 있지만, 전면적으로 사용하는 건 1963년 어시장 설립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30일 어시장에서 위판되는 어획량 중 85% 가량을 공급하는 대형선망수협(이하 대형선망)에 따르면 대형선망은 이르면 플라스틱 상자를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선사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대형선망 소속 선사가 어시장 위판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지하는 터라, 거의 모든 어시장의 어획물이 이제부터는 위생적인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게 되는 셈이다.


우선 플라스틱 용기 사용으로 어획물이 위생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먼저 기존의 어상자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겹쳐 쌓을 수 없었던 목재상자의 단점을 해결해 어시장의 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격도 수산물 표준에 맞춰 제작, 상자 면적이 넓어져 어획물도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게 대형선망 측 설명이다. 아직 정확한 규격은 논의중이라 확정되지 않았다.

대형선망은 총 6만 개의 플라스틱 상자를 제작할 계획이며, 1개 당 제작 예산은 5000원가량이다. 선사들에게는 상자 1개당 300원 단가로 임대한다.

우려도 있다. 상자 규격과 들어가는 내용물의 양·부피 등이 달라져 초반에는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상자에 들어가는 어획물 양에 따라 어가가 달라지고, 상자 모양에 따라 어획물에 상처가 갈 가능성도 있어 어상자에 대한 중도매인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플라스틱 상자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어시장 중도매인조합 이동훈 이사장은 “어상자는 어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계속해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플라스틱 상자는 나무상자와 달리 어시장 밖으로 반출을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라, 도·소매인들이 따로 포장상자를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협상이 길어지면서 어획량이 많은 성어기에 바로 사용될 예정이라, 다양한 종사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어상자 규격 등이 달라지는 것을 계기로 생선 분류 인력 노무비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

대형선망 관계자는 “선사들이나 중도매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위생적인 위판시설을 갖추기 위해 플라스틱 상자 도입을 피할 수 없는 추세이므로 우려되는 사항을 보완해 위판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