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마저 인상 대열에…” 점심값 마지노선이 뚫렸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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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강서구청 10월 인상 예고
올들어 5개 구청서 이미 밥값 올려
500~1000원 올려 식비 부담 가중

최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구내식당 앞에 식사하러 온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부산일보DB 최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구내식당 앞에 식사하러 온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부산일보DB

저렴한 가격으로 고물가 시대에 인기를 끌어온 주요 관공서 구내식당도 물가 급등의 여파로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구내식당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직원은 물론 평소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도 ‘런치플레이션’에 따른 식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31일 부산 해운대구청과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청사에서 운영되는 구내식당 중식 가격이 오는 10월부터 오른다. 해운대구청은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중식 가격을 직원 기준 1식 3500원에서 45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강서구청도 4000원에서 4500원으로 5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청이 구내식당 식사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강서구청은 지난해 5월 인상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올해 들어 이미 인상한 부산지역 구청은 5곳에 이른다. 동구청(7월) 동래구청(5월) 북구청(3월) 사상구청(1월) 금정구청(1월) 등이 구내식당 식사 가격을 각각 500~1000원 씩 올렸다. 동구청은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했던 구내식당 운영을 7월부터 재개하면서 식사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변 식당과의 상생도 고려해야 했다”며 “인근 식당 가격은 크게 올랐는데 구내식당만 2년 전 가격을 유지하면 주변 상권에 타격이 갈 수 있어 올렸다”고 말했다.

식대가 오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수입 원자재와 원유 가격이 폭등하고 농산물을 비롯한 식자재 가격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식품 부문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상승했다.

부산지역 구청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식사 가격은 3500~5000원 선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현재까지 운영을 잠정 중단한 서구청을 제외하면 월 6만 3000여 명이 이용한다. 상당수 구내식당은 직원만이 아니라 외부인들도 사실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민원인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도 꾸준히 찾는 편이다.

부산시청 구내식당의 하루 평균 이용객 800여 명 중 200여 명이 외부인이다. 부산시청 구내식당은 지난해 9월 식사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30일 부산시청 구내식당에서 만난 이 모(63·부산 연제구) 씨는 “가격에 비해 차림이 훌륭해 문을 닫는 주말과 수요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한다”며 “요즘 주변 밥값이 너무 비싸 구내식당 아니면 선뜻 들어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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