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여당과 ‘거리 두기’ 본격화?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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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 비상경제대책회의
부산·경남 국힘 의원 동행 없어
윤핵관 퇴조, 공식 참모에 힘 싣기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준비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준비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주부터 여당인 국민의힘과 상당히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여권 내 역학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대통령실 인사개편에서는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라인의 퇴조가 두드러졌다. 또 여당에서는 윤핵관 핵심인 권선동 원내대표의 입지가 확연히 줄었고, 또다른 실세인 장제원 의원은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사실상 2선 후퇴했다.

그러면서 여당 지도부 보다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공식 참모진에 윤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일정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읽힌다. 대통령이 지방 행사를 가면 해당 지역의 여당 의원들이 동행하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지난 31일 부산신항에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할 때 부산, 경남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주 대구에서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가 열렸을 때 윤 대통령 바로 곁에 주호영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대구경북(TK) 지역구 의원들이 앉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당내 분란을 겪는 여당과 본격적으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구 방문(8월 26일) 전날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고, 다음날도 대구에서도 당직자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대구 행사 중간에 법원의 '비대위 가처분 결정'이 내려져 주 위원장이 행사중 자리를 떠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으로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들 때문에 윤 대통령은 당분간 여당과는 멀리 떨어져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석 전까지 낮은 지지율이 반등해야 하반기 속도감있는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정치현안 보다는 민생에 집중하면서 진정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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