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제주 추락 헬기’ 동일 기종 11월 다시 도입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남해해경청에 배치 가닥
내년 2~3월께 실전 투입
“아직 사고 원인 분석 중
재도입 시기상조” 지적도

올해 4월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교토1호’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제주도 해상에서 추락한 S-92 헬기. 해경은 오는 11월 동일한 기종을 새롭게 들여와 남해해양경찰청 항공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올해 4월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교토1호’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제주도 해상에서 추락한 S-92 헬기. 해경은 오는 11월 동일한 기종을 새롭게 들여와 남해해양경찰청 항공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올해 4월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해상에서 추락해 4명의 사상자를 낸 해경 헬기(부산일보 4월 11일 자 8면 보도)와 동일한 기종의 헬기가 오는 11월 해경에 추가로 배치된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기종의 헬기를 들여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남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S-92 기종 헬기가 11월 말 국내로 반입된다. 사고로 추락한 기존 남해해경청 소속 헬기, 현재 서해해경청 보유 헬기에 이어 3호기에 해당하는 이번 헬기는 남해해경청 부산항공대에 배치돼 훈련 등을 거친 뒤 내년 2~3월께 실제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경은 소속 정비사와 조종사, 전탐사 등 S-92 헬기 운항 필수 인력 12명을 미국 현지에 파견해 제작사가 제공하는 1달 과정의 교육 훈련을 이수하도록 했다. 이들 중 일부가 내년 2월 정기인사에서 남해해경청 부산항공대로 배치되어 3호기 운항에 투입된다.

당초 해경은 동해 해역 수색 구조 역량 강화를 위해 3호기를 동해해경청에 배치하기로 하고, 2019년 헬기 제작사인 미국 시코르스키와 5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추락 사고로 남해해경청이 운용하는 헬기가 소실되면서 남해해경청에 우선 배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내년 9월에는 4호기가 서해청에 도입될 예정이다.

일각에는 기체 결함 등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기종을 추가로 도입하는 것이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사고 기종 재투입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원인 규명의 ‘키’가 담겨있는 사고 헬기의 블랙박스는 미국 연방 교통안전위원회로 보내져 정밀 분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조사가 시작되고 수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해경에 따르면 침수된 시간과 파손도 등에 따라 분석에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해경은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교육 훈련 강화와 기종 일원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장비를 도입해 실제 헬기 운항과 유사한 환경을 가상으로 조성해 훈련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야간 이·착함 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흰수리와 S-92 등 복수로 운용되고 있는 기종을 항공대별로 하나로 통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해당 기종에 대한 인력들의 숙달도와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높여 사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해경은 이번 도입이 사고 이전부터 계약에 따라 예정된 것이고, 헬기가 조속히 충원되지 않으면 남해 해역의 수색 구조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일부의 우려를 알지만 제조사에서는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하고 인적 요인을 주된 사고 원인으로 보고 현지 교관 파견 등 교육 훈련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