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당신을 기다리는 내면 아이에게 말 걸기

윤현주 기자 hoho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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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왕자 / 정여울

생텍쥐페리의 동화 소설 〈어린 왕자〉를 한 번쯤은 읽어 봤을 것이다. 오랜 기간 잊고 지내던 〈어린 왕자〉를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을 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경험 또한 한 번쯤 있을 터. 정여울 작가는 〈어린 왕자〉를 읽고 꼭꼭 씹어서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내면아이’를 만났다. 그는 어린 왕자를 통해 내면아이를 만나고 심지어 ‘조이’라는 이름까지 지어 주었다. 조이는 이에 화답하듯, 쑥 커 버린 ‘성인자아’에게 ‘루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리고 이 둘은 과거와 현재에 관한 얘기를 끝없이 이어 간다.

심리학에서 우리 마음속에 저마다 평생 자라지 않는 어린아이가 있다고 보는 바, 이를 내면아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자 니콜 르페라는 내면아이(Inner Child)를 이렇게 정의한다. ‘어린 시절 부정되고 억제된 욕구와 감정뿐 아니라 창의성, 직관, 놀이 능력 같은 긍정적 힘 역시 내면아이’라고.

정여울 작가는 내면아이와의 만남의 의미를 이렇게 얘기한다. “내면아이를 만난다는 것은 최고의 멘토이자 ‘베프’를 늘 가슴 속에 지니고 다니는 기쁨입니다. (중략) 내면아이와의 대화, 그것은 밝고 좋은 이야기라서 즐거운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숨기고 억압해 왔던 부분이 마침내 보이기 시작했기에 느끼는 발견의 즐거움이지요.”

내면아이와의 대화를 주저하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조언. “당신의 내면아이는 당신의 성인자아가 말을 걸어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내면아이의 말을 들어 주기만 해도 당신의 (상처)는 이미 반 이상 낫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어린 왕자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정여울 지음/크레타/280쪽/1만 5800원.


윤현주 기자 hoho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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