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활개 치는 부산 조폭, 지금 영화 찍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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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파·신20세기파 세 다툼 폭력 행사
사회 불안 가중되기 전 척결에 나서야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집단 난투극. 경찰이 확보한 CCTV 캡처 화면.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집단 난투극. 경찰이 확보한 CCTV 캡처 화면. 부산경찰청 제공

1980~90년대 부산의 양대 폭력조직으로 악명을 떨친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조직을 이뤄 폭력을 동원하며 온갖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회악의 무리가 30~40년의 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은 게다. 이는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최근 1년 2개월간 지역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폭력을 일삼은 두 폭력조직의 조직원 73명을 검거해 폭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난 24명을 지난달 31일 구속했다. 경찰이 이를 계기로 조폭에 대한 관리와 단속을 강화해 발본색원하기를 바란다.


이번에 적발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의 범행은 범죄영화를 방불케 할 만큼 끔찍한 수준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10월 두 폭력조직 간 세력 다툼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서로 흉기로 찌르거나 둔기로 마구 때리는 등 상해 행위와 보복 폭행사건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게다가 피비린내 나는 난투극이 도심 번화가와 장례식장에서도 버젓이 발생했다고 하니 더욱 섬뜩하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공공장소와 다름없는 곳에서 벌어진 조폭들의 잔인한 집단 폭행은 영화 촬영이 아닌 다음에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시민의식이 높아진 가운데 사회가 민주화·선진화된 세상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경찰 조사에서 조폭들은 일반 시민에게도 무자비한 폭행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심각하다. 신20세기파의 경우 직접 운영하는 술집을 찾은 손님의 얼굴 등을 마구 때려 중상을 입혔으며, 숙박업소 직원이 불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로 집에까지 찾아가 폭행했다고 한다. 조직폭력배가 조직 간 충돌에서 나아가 사회 불안마저 조장하는 셈이다. 폭력조직을 발본색원해야 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 준다. 1990년대 이후 ‘범죄와의 전쟁’ 등으로 투옥됐다가 출소한 조폭들이 최근 20대를 신규 조직원으로 영입하는 한편 주점과 불법 성매매업소, 도박장 운영에서 생긴 수익금으로 조직을 유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단속이 요구된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폭력조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더 나아가 폭력조직을 아예 근절하겠다는 각오로 평소 조폭들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폭력과 불법 행위를 엄단해야 할 것이다. 치안과 도시 이미지를 위해서다. 부산이 국내 유일의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데다 2030월드엑스포(국제박람회) 유치·개최에 심혈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조폭들이 기승을 부려서 치안 불안과 이미지 훼손이 생겨서는 난감해질 뿐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부산은 ‘조폭과 마약의 도시’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 오명에 대한 불식이 절실하다. 수사권 강화에 이어 자치경찰 시대를 맞은 경찰이 조폭 척결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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