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균형발전 정부 정책 수행은 공기업의 중요한 역할”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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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태 HUG 금융사업본부장

매년 부산인재 30% 넘게 채용
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에 기여
“‘깡통전세’ 늘어 보증사고 주의를”

최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금융사업본부장. 최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금융사업본부장.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을 잘 수행하는 것은 공기업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1993년 설립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아파트 ‘선분양’이라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분양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탄생했다. 아파트 선분양 제도는 건설사가 수분양자의 돈을 미리 받아 집을 짓는 대신, 수분양자가 낸 비용은 공공기관인 HUG가 보증을 해준다. 정부가 HUG를 통해 건설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수분양자의 자금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1995년 입사한 최병태 금융사업본부장은 사실상 HUG의 역사와 함께했다. HUG 역사 가운데 2014년 12월 본사 이전은 중요한 변곡점이다. 당시 서울 여의도에 있던 본사가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로 이전하면서 약 400명가량의 직원도 거주지를 옮겼다.

이전 초기에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직원이 다수였지만, 10년 가까이 흐른 최근에는 지역에 정착한 이들이 상당수다. 최 본부장은 “부산은 훌륭한 자연환경과 각종 생활 인프라도 뛰어나 지방 이전 공기업 중에서도 구성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지역 이전 후 HUG는 적극적으로 지역인재를 채용해, 전국의 공공기관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37%로, 의무고용비율인 27%를 상회했다. HUG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매년 의무고용 비율보다 최대 15%P 높은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수도권 집중화로 취업 제약이 큰 지역인재를 대거 고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반대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HUG는 영업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이뤄지지만,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로 ‘깡통전세’가 급증하자 HUG의 업무도 크게 늘었다. 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통해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대신 돌려주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보증사고는 전국적으로 약 3000가구로, 이 중 1800가구가 2030 세입자들이었다. 주택 경기가 급격히 침체된 올해에는 관련 사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미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와 맞물려 국내 건설 경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사이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도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서민의 전세금과 건설사의 주택 사업을 보증해주는 HUG는 어느 때보다 시장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 본부장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전국의 미분양이 16만 호로 최고조에 달했고, 시장 안정화 이후 5~6만 호의 미분양이 발생했다”며 “최근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3만 호 정도로 관리되고 있어, 당장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채권 우려가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전세보증금반환 사고 증가에 따른 대책은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 본부장은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으니 세입자는 계약할 때 등기부등본에 표시된 채무 관계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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